우편물뿐 아니라 마음도 나눠준 집배원…나무 우편함 손수 만들어 배포
[앵커]
읍면 지역 주택에 낡고 녹슬어 제기능을 하지 못 하는 우편함을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한 우체국 집배원이 우편함이 필요한 마을 주민들을 위해 손수 우편함을 만들어 달아줬다고 합니다.
일과 후 틈틈이 만든 우편함은 4년간 350개에 달합니다.
천재상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충남 금산군의 한 마을. 집집마다 보기드문 초록색 우편함이 똑같이 달려 있습니다.
이 독특한 우편함에는 마을 집배원 정승모 씨의 따스한 손길이 담겨있습니다.
우편함이 없거나 낡은 마을 주민들을 위해 정 씨가 직접 만든 나무 우편함입니다.
<정승모 / 금산우체국 집배원> "(우편)수취함이 없는 집들이 간혹 있어가지고 우편물을 바닥에 놓고 다닐 수가 없기 때문에 우체국에서 수취함을 사서 달아주다 '직접 만들어서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과거 가구 제작 경력이 있는 정 씨가 손재주를 활용해 만든 우편함은 4년간 350개가 넘습니다.
장소와 재료를 제공한 인근 가구 공장의 도움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배려로 만들어졌습니다.
주민들은 편지를 안전하게 받을 곳이 생겼다며 웃음지었습니다.
<노석중 / 금산군 금산읍> "우편수취함이 없었을 때는 우편물이 땅에 떨어져 있거나 누가 주워가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이게 생김으로써 우편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고 보기에도 좋습니다."
마을 주민을 위해 본인이 직접 만든 우편함에 편지를 배달하는 집배원은 전국에서 유일무이합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에게 정 씨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집배원이자 서로를 돌보는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박복례 / 금산군 추부면> "저런 편지 같은 걸 갖다주니까 서로 반갑고 아들같이 좋아요. (웃음)"
마을 주민들에게 우편함을 만들어준 정 씨는 다른 선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 씨는 작아져 신지 못하는 아동용 운동화를 모아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 기부할 계획입니다.
<정승모 / 금산우체국 집배원> "헌옷 수거함에서 어떤 분이 멀쩡해보이는 아이들 신발을 넣는 것을 보고 이거를 하면 어떨까 해서 올해서부터 지금 수거하고 있습니다."
평소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한다는 정승모 집배원.
이 마을 주택 입구 곳곳엔 정 씨의 따뜻한 마음이 걸려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천재상입니다.
[영상취재기자: 이용준]
#금산 #집배원 #우체국 #우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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