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전 귀공자가 즐기던 ‘비밀의 화원’ 거닐어볼까

박하늘 기자 2024. 4.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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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은 4월30일~5월12일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과 함께 수목원 안 솔내원에서 '귀공자의 비밀의 화원' 전시회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전시는 조선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이 쓴 시 '비해당 48영'을 주제로 꾸민다.

비해당 48영은 안평대군이 저택의 아름다운 풍경 48가지에 대해 쓴 시로, 전체 풍경 중 38가지가 관상용 꽃식물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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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서
4월30일~5월12일 전시회 열어
안평대군 시 ‘비해당 48영’ 주제
조선시대 꽃과 화훼문화사 선봬
‘매창소월(매화 피어난 창가의 밝은 달)’을 표현한 매화. 농진청

농촌진흥청은 4월30일~5월12일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과 함께 수목원 안 솔내원에서 ‘귀공자의 비밀의 화원’ 전시회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전시는 조선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이 쓴 시 ‘비해당 48영’을 주제로 꾸민다. 

비해당 48영은 안평대군이 저택의 아름다운 풍경 48가지에 대해 쓴 시로, 전체 풍경 중 38가지가 관상용 꽃식물에 관한 것이다. 

그간 한문·조경 학자들은 이 시를 당시 화훼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여겨 활발히 연구해왔다.

시에는 꽃식물별로 그에 알맞은 정취가 잘 표현돼 있다. 가령 ‘매창소월(梅窓素月)’이란 구절에선 매화가 피어난 창가의 밝은 달의 정취를 묘사했다. 

‘향일규화(向日葵花)’에선 충신을 상징하는 해를 향하는 닥풀(규화)의 모습을, ‘창외파초(窓外芭蕉)’는 여름철 시원한 빗소리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창밖의 파초를 그렸다.

향일규화(해를 향하는 규화)를 표현한 닥풀. 농진청
창외파초(창밖의 파초)를 묘사한 파초. 농진청

농진청은 전시를 통해 화훼원예학적 관점에서 우리 고전 속 꽃식물의 가치를 소개하고 화훼 문화사를 통해 주제가 있는 화원 조성 가능성을 엿볼 계획이다.

특히 고전 번역 과정에서 뚜렷하게 구분하지 못했던 ▲철쭉류 ‘일본철쭉’과 ‘영산홍’ ▲배롱나무류 ‘자미’와 ‘백일홍’ ▲동백나무류 ‘동백’과 ‘산다’ ▲장미류 ‘장미’와 ‘사계화’의 차이를 실물과 함께 알기 쉬운 설명문으로 소개한다.

번역 과정상 혼란으로 해당화, 해바라기, 오래된 소나무, 금잔화, 오동나무 등으로 오해를 부른 ‘해당꽃나무’을 비롯해, ‘닥풀’ ‘향나무(만년송)’ ‘펜타페테스(금전화)’ ‘벽오동(오동엽)’ 등의 특징도 알린다. 

농진청이 조선시대에서 영감을 얻어 개최한 전시는 지난해 ‘꽃백과사전’에 이어 두번째다. 내년에는 고려시대를 주제로 화원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영란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장은 “이야기가 있는 화원은 관광자원으로서 경관 화훼의 가능성을 높게 하는 좋은 소재”라면서 "옛 선현들의 꽃 기르기 문화를 널리 알림으로써 화훼문화 정착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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