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톱20대학 공대학장 된 첫 한국여성…인류 고민 풀겠다는데
탄소중립 기술 연구 권위자
화학에 흠뻑 빠져 美유학길
컬럼비아대서 첫 교편 잡아
스타트업 공동 창업 하기도
기후변화·고령화 등 해결하는
‘그랜드 챌린지’ 성공이 목표
고등학생 시절 화학에 흠뻑 빠져 지내다 유학길에 올라, 미국 내 톱20위 대학 가운데 한국인 여성으로는 처음 공과대학장에 임명된 인물이 있다. 바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박아형(미국명 앨리사 박) 공과대학장이다. 박 교수는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자로 꼽힌다.
그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화학을 공부하면 즐거웠다”면서 “새로운 공부를 위해 고등학교까지 한국에서 다니다 유학길에 올랐다”고 회고했다. 박 교수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에서 학·석사를 밟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화학·생체분자공학 박사를 받았다. 박 교수는 “고민하는 것을 연구로 해결하는 것이 재미있었다”면서 “그때부터 교수를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산화탄소 제어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엘에스 팬(L-S Fan) 교수 밑에서 수학했다. 이후 첫 교편은 컬럼비아대에서 잡았다. 박 교수는 지구환경공학과 학과장으로 많은 활동을 펼쳤다. 그는 “컬럼비아대에 있을 때 우리 과에 15년간 여성 교수는 나 혼자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로는 생소한 공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에 대한 연구를 이어 나갔다.
탄소 포집은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데 필수적이지만 도전적 기술이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감축해야 할 22억톤 가운데 30~60%는 6~13억톤을 탄소 포집으로 달성해야 한다. 단순히 친환경 에너지를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공기 중에 ‘둥둥’ 떠다니는 이산화탄소를 잡아서 저장하거나 재활용해야 하는 셈이다. 이를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이라고 부른다.
이 과정에서 ‘그랜드 챌린지’를 위해 그린오어(Green ore)라는 스타트업을 공동창업했다. 버리는 폐광석에서 귀금속을 추출한 뒤 쓸모없는 광석 내부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현무암은 빗물이 떨어지면 빗물 속 이산화탄소를 탄산염으로 암석에 포집하는데 이를 응용한 것이다. 물론 탄소 포집 기술은 아직 경제성이 부족하다. 하지만 인류가 가야 할 길이 분명하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는 공기 중 탄소를 직접 포집하면 톤당 185달러에 달하는 세금 크레딧을 준다”면서 “그만큼 아직 비용이 크지만 CCUS를 하지 않고서는 우리 지구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수많은 기업이 이러한 ‘그랜드 챌린지’에 도전하고 있다. 포집한 탄소로 보드카, 제트엔진 연료, 섬유 등을 만들고 있다. 도전적인 스타트업들이다.
현재 그가 그리는 큰 그림은 기후변화·웰빙·연결성과 같은 인류의 난제를 푸는 숙제를 공동체의 힘으로 해결하는 구상이다. 박 교수는 “건강이라고 하면 단순히 건강 문제에 그치지 않고 고령화에 얽혀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면서 “휴머노이드로 유명한 데니스 홍 교수처럼 로봇과 인간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UCLA는 산·학 프로젝트용 빌딩을 매입했다. 박 교수는 “대학 주변에 큰 건물을 학교에서 매입을 했다”면서 “학교가 가진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입주해 있는 기업들이 이를 산업용 제품으로 이어가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수많은 학생을 향해 창조성을 갖출 것을 조언했다. 박 교수는 “오늘날 챗GPT가 인공지능(AI) 시대를 열면서 질문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정보라는 것이 너무 찾기 쉬워지다 보니, 남한테 줄 수 없는 창의성을 갖춘 인재로 발돋움 해야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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