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ETF’라는 다이렉트인덱싱... NH·KB 고전하는데, 도전장 내민 미래에셋

소가윤 기자 2024. 4.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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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AI 알람’으로 차별화 계획
한투·삼성 등 다른 증권사는 당장 도입 계획 없어

개인이 직접 자신의 성향에 맞춰 주식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가 기대만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증권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이 도전장을 내밀어 유의미한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이렉트인덱싱은 개인이 만드는 상장지수펀드(ETF)라고 이해하면 된다. 개인이 원하는 주식 종목을 넣고 빼며 맞춤형 ETF를 구성할 수 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말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 ‘웰스테크’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서비스에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결합해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자산 배분 방식을 추천할 계획이다. 서비스를 처음 접하는 투자자에게는 지수를 선택하는 것부터 각 종목과 비중을 변경하는 과정이 까다로울 수 있기 때문에, AI를 통해 파악한 투자 성향을 기반으로 도출되는 선택지 중에서 고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다이렉트인덱싱서비스는 지난해 ETF 시장의 급성장에도 혜택을 보진 못했다. 작년 ETF 순자산이 100조원을 훌쩍 넘자, ETF가 정해진 종목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 갈증을 느낀 투자자들이 다이렉트인덱싱서비스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ETF가 추종하는 지수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의 현재 다이렉트인덱싱서비스 이용자 수는 1000여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NH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나무증권의 일일 방문자 수가 최대 140만명에 달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턱없이 작은 수치다. KB증권은 서비스 이용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KB증권에서는 이용자 한 명이 여러 개의 전략을 만들 수 있는 ‘나만의 투자 전략’이 7만2000여개가량 생성됐다.

미래에셋증권이 들고나온 AI 알고리즘 전략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미래에셋증권이 도입할 다이렉트인덱싱 또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AI가 일종의 신호를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결국 투자자가 직접 조정해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가령 AI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서 특정 종목의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면, 투자자가 변경할 수 있도록 해당 정보를 알려주는 형태다.

투자자가 직접 구성한 포트폴리오가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이렉트인덱싱을 이용한 계좌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수익률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의 올해 1~3월 다이렉트인덱싱 계좌 수익률은 평균 4.23%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 3.41%보다 0.82%포인트 높다.

미래에셋증권 외에 다른 증권사들은 다이렉트인덱싱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서비스 도입 계획이 없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수익률을 크게 올리거나 고객의 수요가 큰 서비스가 아닌 만큼 고객 유치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다이렉트인덱싱을 이용해 매매할 경우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매매수수료는 0.01%다. KB증권은 MTS에서 다이렉트인덱싱을 이용해 주식을 거래할 경우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다이렉트인덱싱이 투자자문서비스로 분류되는 만큼 투자자문보수 연 0.5%를 내야 한다. NH투자증권은 따로 자문보수는 없다.

먼저 서비스를 시행한 미국에서는 다이렉트인덱싱의 주요 대상이 소수의 고액자산가인 만큼, 국내에서도 서비스 운영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투자자보단 PB들이 고액자산가 고객군 관리 차원에서 다이렉트인덱싱을 활용하는 편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PB는 “다이렉트인덱싱은 일반 투자자에게 개념 자체가 생소하고 직접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만큼 당장 ETF를 대체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PB들에겐 고객 관리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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