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인터뷰ⓛ] '코멧' 하도권 "더 늦으면 못 돌아올까봐...매일 10시간씩 연습했죠"

장민수 기자 2024. 4. 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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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役 하도권, 8년만 뮤지컬 복귀
"연기 꿈 절실...퇴로 막으려 무대 떠나"
"매일 8~10시간 아코디언 연습...고통스러웠죠"
6월 16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무대에서만 맡을 수 있는 먼지 냄새 같은 게 있어요. 조명이 얼굴을 때릴 때의 따뜻한 느낌도 그리웠죠. 그걸 느끼는 순간 시간이 10년, 20년 전으로 넘어가더라고요. 너무 좋았어요."

지난달 26일 개막한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피에르 역을 통해 다시 뮤지컬 무대에 선 배우 하도권. 무려 8년간 떠나있던 무대에 돌아온 소감은 그리움으로 가득했다.

2004년 뮤지컬 '미녀와 야수'를 통해 데뷔해 뮤지컬배우로 활동했던 그였지만, 2016년 '왕의나라'를 끝으로 잠시 무대를 떠났다. 이후 웹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SBS '사임당 빛의 일기' 등을 거치며 브라운관에서 연기를 이어갔다.

서울대학교 성악과 출신의 뮤지컬배우였던 그가 무대를 떠났던 이유는 뭘까. 연기에 대한 열망과 도전 의식 때문. 

하도권은 "매체 연기를 도전하고자 했을 때 퇴로를 막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뮤지컬을 도망칠 공간으로 생각하고 했다면 절실하게 못 했을 것 같아 성공 전에는 안 돌아간다는 마음을 먹고 했다"며 독하게 뛰어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다행히 그의 절실했던 도전은 2019년 SBS '스토브리그' 강두기 역을 만나면서 성공을 거뒀다. 이후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부터 tvN '구미호뎐1938', '내 남편과 결혼해줘'까지 인기작에 연달아 출연하며 하도권이라는 배우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절실했던 시간이었어요. 바쁘게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몇 년간의 공백의 시간이 있었고요. 근데 결국 그런 시간이 왔죠. 매니저가 작품 제안하면서 체력 괜찮겠냐고 물으면 전 '스케줄만 맞으면 된다'며 다 받았어요. 힘든 줄도 몰랐죠. 그게 꿈이었으니까요."

이제는 꿈을 이루고 뮤지컬 무대로 금의환향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하도권은 "연기자로 성공해서 돌아왔다기보다는 더 나이를 먹으면 다시 무대로 돌아오기가 더 어려울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인연이 깊던 제작사 쇼노트 대표진의 제안과 복귀에 대한 갈망, 데뷔 20주년 등 여러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부푼 기대를 안고 의욕적으로 복귀를 준비했지만 난관의 연속이었다. 피에르 역은 노래와 연기뿐 아니라 피아노, 아코디언 연주까지 무대에서 라이브로 선보여야 했다.

하도권은 대학 입시 준비 과정에서 피아노를 배우기는 했었지만 "이렇게 난이도 높은 곡일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결국 끼니도 거르며 2개월 이상 연습에 매진했다. 야위어가는 와중에도 "해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에 연습을 놓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 피아노 코드 몇 개만 칠 줄 알면 된다고 해서 악보를 받았는데, 그 수준이 아니더라고요. 피아노 5곡, 아코디언 3곡을 연주하는데 절대 코드만 치는 수준이 아니었어요. 공식연습 한 달 전부터 레슨을 받는데 손도 굳었고, 잘 안되더라고요. 하루에 거의 8~10시간씩 연습한 것 같아요."

"아코디언은 엄청 섬세해요. 연습실 문 닫으면 선생님과 다른 연습실로 이동해서 새벽 3-4시까지도 했던 것 같아요. 이게 1000만 원이 넘는 악기인데, 100만 원 정도만 됐어도 몇 번은 부쉈을 거예요. 피아노랑 비슷할 줄 알았는데 전혀 별개더라고요. 간단한 2-3마디 손에 익는 데 며칠이 걸려요. 정말 고통스러웠죠."

전문가가 아닌 일반 관객이 보기에는 충분히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이고 있는 하도권이다. 그의 말을 듣고 무대를 보면 그간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지 감히 짐작도 가지 않을 정도다. 

그는 "연주하다 종종 틀린다. 다행히도 치는 사람들만 아는 정도고, 공연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마지막에 퇴장하는 배우들과 눈 마주치고 인사하면 꼭 틀린다. 그래서 눈 감고 한다. 감독님도 제가 연주할 때는 눈 마주치지 말고 모른 척 가라고 하신다. 공연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웃픈' 비하인드도 전했다.

[MHN인터뷰②] 하도권 "동료들 떠나보냈던 지난해...'코멧'으로 희망 전하고 싶어요"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쇼노트, 앤드마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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