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이 만든 다큐멘터리, 국내 언론사 첫 칸영화제 공식초청

국제신문 제작·김량 감독 '영화 청년, 동호'
김동호 전 BIFF 집행위원장 발자취 담아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삶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 스틸컷. 국제신문 제공

국제신문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감독 김량)가 칸영화제 '칸 클래식' 부문에 초청됐다. 국내 언론사가 제작한 영화가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칸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영화 청년, 동호'(Walking in the Movies)를 제77회 칸영화제의 칸 클래식 부문에 공식 초청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영화 청년, 동호'는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창설하고, 한국 영화 부흥에 큰 영향을 미친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전 이사장)의 족적을 다뤘다. 국제신문과 부산의 존 필름(ZONE Film)이 제작하고 김량 감독이 연출했다.

칸영화제 조직위는 홈페이지에서 “(영화는) 한국 영화 부흥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부산국제영화제 설립자 김동호의 초상”이라며 “그의 영화에 대한 헌신과 창의성을 묘사하고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고위관료가 영화와 사랑에 빠질 수 있었는가'”라고 소개하고 있다. 1937년생인 김동호 전 집행위원장은 1992년부터 예술의전당 초대 사장과 문화부 차관, 공연윤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1996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지냈고 2010년 은퇴했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연출, 미술적 선택, 강렬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독창성 면에서 시각적 힘이 돋보인다”며 “훌륭한 촬영과 효과적이고 명확한 편집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평온함이 돋보인다. 이 영화는 충분히 존경받아야 할 '이 세대'가 이제는 영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영화는 지난해 2월부터 1년 간 칸영화제와 BIFF·예술의전당·국립현대미술관·영화의전당·부산항 등 김 전 집행위원장의 영화 인생이 담긴 장소를 함께 찾아 그의 이야기를 담았다. 임권택, 이창동, 신수원, 이정향,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감독과 배우 박정자, 조인성씨 등 영화인들이 인터뷰이로 출연해 김 집행위원장과의 기억을 말한다.

칸영화제는 김동호 전 집행위원장과 김량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김 전 집행위원장은 “뭐라 말할 수 없는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김량 감독과 인터뷰에 응해준 많은 영화인,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국제신문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국제신문은 해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2020년 뉴스를 영상화해 청년의 탈부산 현상을 조명한 첫 다큐멘터리 '청년졸업에세이'가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 BIFF에서 상영됐다. 부마민주항쟁을 다룬 '10월의 이름들'(2021)은 BIFF에 공식 초청됐다. 2022년 공개한 '죽어도 자이언츠'는 부산과 불멸의 투수 최동원,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40년사를 풀어냈다.

칸 클래식 섹션은 영화사에 남을 인물과 작품을 기리는 부문으로 해마다 주요 영화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5~6편 상영하고 있다. 역대 칸 클래식 섹션에 초청된 한국 영화는 △죽음의 다섯 손가락(정창화 감독·2005) △열녀문(신상옥 감독·2007) △연산군(신상옥 감독·2009) △하녀(김기영 감독·2008) 등 4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