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맞은 옥스팜코리아 “아태 지원 거점으로 도약”

문일요 객원기자 2024. 4. 2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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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코리아가 네팔 칸찬푸르 지역에서 진행한 여성그룹 역량강화 워크숍. /옥스팜코리아

옥스팜코리아가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영국에 본사를 둔 옥스팜이 한국과 인연을 맺은 건 한국전쟁 때다. 1953년 옥스팜은 한국전쟁 고아를 대상으로 매일 무료 급식 5000끼를 구세군 마포 급식소에서 배급했다. 당시 6만파운드 규모의 긴급 구호 활동이었다. 옥스팜은 60여 년이 지난 2014년 4월 한국 지부를 세웠고, 현재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활동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설립 초기에는 국내에서 인식 개선 사업에 주력했다. 첫 프로젝트는 셰프 샘킴과 진행한 푸트트럭 캠페인이다. 샘킴은 푸드트럭을 타고 전국 40개 지역을 돌면서 직접 만든 컵파스타를 무료로 제공하고 전 세계 식량 불균형 문제를 알렸다. 1981년 홍콩에서 시작된 옥스팜 트레일워커에는 현재 12개국 20만 여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 여섯 차례의 대회를 통해 9억1400만원을 모금했다.

국제개발사업을 직접 수행하기 시작한 건 2021년부터다. 옥스팜코리아가 집중하는 국가 중 하나는 방글라데시다. 방글라데시는 한반도의 3분의 2 면적이지만 인구는 한국의 3배 수준으로 인구 밀집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지리적으로는 갠지스강, 자무나강, 메그나강 등 3개의 강이 만나는 삼각주에 있어 재난 위험이 큰 국가로 꼽힌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 OCHA)에서 발표한 세계위험보고서(World Risk Report)에서 방글라데시는 192개국 중 9위에 올라있다.

옥스팜코리아는 2021년부터 방글라데시 남동부 찬드푸르 지역에서 ‘선상 위생센터’를 만들고 있다. 배를 집삼아 살아가는 주민 1400여 명을 대상으로 깨끗한 물과 화장실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위생센터에 설치된 바이오 모래 필터는 시간당 20ℓ의 물을 정수할 수 있다. 화장실에서 발생하는 오수는 여과 시스템을 통해 병원균과 유해 성분이 제거되고 태양광을 이용한 건조 작업을 거쳐 농업용 비료로 활용된다. 선상 위생센터 하나를 설치하려면 약 350만원이 든다.

사업 3년째,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깨끗한 식수를 이용하는 주민 비율은 10.7%에서 85%로 급등했다. 안전한 화장실 사용률도 29.5%에서 87.23%로 상승했다. 건강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최근 콜레라를 앓았다고 대답한 주민은 44%에서 5%로 급감했고, 설사병 발병률도 63%에서 36.9%로 낮아졌다.

지난달부터는 방글라데시 중북부에 위치한 시라지간 지구에서 홍수 발생 시 즉시 사용이 가능한 식수시설과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직접적인 수혜 인원만 1만2114명으로 집계됐고, 간접 수혜자는 약 13만명에 이른다.

캄보디아에서도 식수위생 3년 사업을 지난달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설사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다. 매년 약 8100명이 설사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옥스팜코리아는 “사업이 진행되는 톤레삽 지역은 설사, 장티푸스, 콜레라 등과 같은 수인성 질병이 빈발하게 나타난다”며 “홍수와 가뭄의 반복으로 손상된 물공급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해 워터 키오스크를 설치해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고 시설 운영은 지역위원회를 통해 주민이 직접 담당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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