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이닝 5K 1실점’ 부활투로 위기의 두산 구한 최원준 “노력한 것 믿고 던져…오늘 계기로 좋은 경기 많이 할 것” [MK인터뷰]
“열심히 노력한 것을 믿고 던졌다. 오늘(25일)을 계기로 좋은 경기를 많이 해야 한다.”
부활투로 위기의 두산 베어스를 구한 최원준이 앞으로의 활약을 약속했다.
최원준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 두산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에 대해 이승엽 두산 감독은 “개막 전 (선발투수) 5명을 준비했는데 개막전부터 (선발진을) 지킨 선수는 (곽)빈이 밖에 없다. 사실 힘들긴 한데 없는 살림에 채워야 한다. 그래도 (최)준호가 (최근) 잘 던졌고, 퓨처스(2군)리그에서 올라오는 선수들이 그 몫을 해주면 팀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이런 와중에 상대 선발투수로는 에이스가 출격했다. 이번 경기 전까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67을 올린 대니얼 카스타노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럼에도 최원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1회초 박민우(1루수 파울 플라이)와 손아섭(3루수 땅볼), 박건우(삼진)를 차례로 잠재우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두산 타선도 1회말 양석환의 2타점 좌전 적시 2루타와 헨리 라모스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화답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최원준은 2회초 맷 데이비슨(중견수 플라이)과 김성욱(2루수 플라이)을 잡아냈다. 오영수에게는 우중월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았지만, 서호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초에도 안정감은 계속됐다. 김형준(삼진)과 김주원(1루수 플라이), 박민우(중견수 플라이)를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3회말 터진 라모스의 좌월 투런 아치로 2점의 득점 지원을 더 받고 나선 4회초에는 손아섭에게 볼넷을 범했지만, 박건우(중견수 플라이), 데이비슨(삼진), 김성욱(3루수 땅볼)을 범타로 이끌었다.
호투는 5회초에도 이어졌다. 오영수(좌익수 플라이)와 서호철(유격수 땅볼), 김형준(삼진)을 연달아 잠재웠다. 6회초에는 김주원과 박민우를 각각 중견수 플라이,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2루수 실책으로 손아섭에게 출루를 허용했으나, 박건우를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했다.
이후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최원준은 데이비슨과 김성욱을 각각 우익수 플라이, 1루수 플라이로 정리했다. 이어 오영수에게 몸에 맞는 볼을 범한 뒤 도태훈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떠안았다.
그러자 두산 벤치는 우완 김명신으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김명신이 승계 주자의 득점을 허락하지 않으며 최원준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최종 성적은 6.2이닝 2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 총 105구의 볼을 뿌린 가운데 패스트볼(53구)을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슬라이더(35구), 스플리터(14구), 체인지업(3구)도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0km까지 측정됐다. 팀이 6-1로 앞선 상황에서 물러난 최원준은 결국 두산이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7-3으로 승리함에 따라 시즌 2승(1패)째를 올리게 됐다.
최원준은 “사실 저보다 (양)의지 형, (김)재환이 형, (양)석환이 형이 저희 부진을 안타까워했다. 빨리 좋은 모습이 나올 수 있게 형들이 뒤에서 많이 응원해주고 힘을 줬다.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심리적으로 초반에 부진하다 보니 많이 쫓겼다. 작년 부진이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스스로 의심을 많이 했는데, 열심히 노력한 것을 믿고 오늘 던졌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말처럼 오랜 부진을 딛고 이뤄낸 호투라 더 값진 결과물이었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두산의 부름을 받은 뒤 지난해까지 167경기(617.2이닝)에서 34승 3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82를 써낸 최원준은 2023시즌 26경기에 나서 3승 10패 평균자책점 4.93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절치부심한 그는 비시즌 기간 조웅천 코치의 특별 조련 하에 구슬땀을 흘렸지만, 올해 초반에도 좋지 못했다. 이번 NC전 전까지 세 경기(11이닝)에 출전했지만, 1승 1패 평균자책점 13.09라는 결코 만족 못할 성적표와 마주했다.
그러나 최원준은 무너지거나 포기하지 않았고, 팀이 위기에 몰린 순간 호투로 두산을 구했다.
최원준은 “(조웅천) 코치님께 너무 죄송했다. 코치님이 제가 나갈 때 누구보다 긴장하고 잘되길 바라는 마음을 많이 전달하셨는데, 잘 안 됐다.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며 “오늘을 계기로 좋은 경기를 많이 해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원준의 후배 곽빈은 개막 후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선발진을 지켰다. 단 아직까지 승리가 없는게 문제다. 6차례 등판했지만, 4패만을 떠안았다.
이런 곽빈의 기분을 최원준은 누구보다 잘 안다. 지난해 최원준은 시즌 7번째 선발 등판 만에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최원준은 “(곽)빈이가 많이 힘들어한다. 선배로서 제가 작년에 겪었던 것을 빈이가 겪고 있는 것 같다. 최대한 흔들리지 않게 옆에서 도와주다 보면 빈이는 좋은 투수다 보니 금방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1승에 많이 쫓기고 있더라. 저도 작년에 그것을 따라가다 보니 경기력이 안 좋아지고 부진에 빠졌다. 빈이는 공도 좋고 문제가 없다. 승리투수가 되는 것을 따라가지 말고 마운드에서 선발투수로 할 수 있는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같은 것을 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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