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문화예술패스 덕에 공연·전시 맘껏 즐겼죠”

유민우 기자 2024. 4. 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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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체부 문화예술 지원사업… 이용자 4명 후기 들어보니
19세 대상 15만원 지원
11월30일까지 신청가능
“비싼 공연들 포기했는데
로열석도 부담없이 예매
신진 작가에도 관심 생겨”
최근 ‘청년 문화예술패스’를 사용해 공연·전시를 관람한 2005년생 청년들은 “문화생활을 하는 것의 매력과 즐거움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아져 청년들이 부담 없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왼쪽부터 정서현, 장건희, 장영, 이예은 씨. 박윤슬 기자

뮤지컬 티켓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VIP석 15만 원’ 공식이 깨지며 무서운 기세로 오르고 있다. 지난해 ‘오페라의 유령’은 VIP석이 19만 원에 판매됐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의 예술 관람을 지원하는 ‘청년 문화예술패스’가 이들의 문화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올해 19세 성년이 된 2005년생 청년들에게 공연·전시 관람비를 최대 15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최근 청년 문화예술패스를 사용한 뮤지컬 배우 지망생부터 일반 관객에 이르는 2005년생 청년 4명은 문화일보와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청년 문화예술패스 덕에 비싼 티켓값 부담을 덜 수 있었다. 패스 덕에 문화예술에 대한 친밀감이 커졌고 앞으로는 지원금이 없어도 공연·전시를 관람하고 싶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예술위는 24일 기준 9만4333명(발급률 58.95%)이 청년 문화예술패스를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전국 19세 청년 16만 명에 한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최대 15만 원까지 지원한다. 발급 기한은 오는 11월 30일, 사용 기한은 12월 31일까지다. 지난달 28일 시행 후 12일 만에 전체 지원 대상의 51%가 발급을 마쳤을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이들은 취향에 따라 다양한 공연을 관람했다. 뮤지컬, 미술 전시, 인기 유튜버의 내한 공연을 관람하기도 하고 지원금 15만 원을 두 차례에 걸쳐 사용하는 등 즐기는 방식도 가지각색이었다.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를 관람했다는 장건희 씨는 “뮤지컬 티켓값이 요즘 워낙 비싼데 패스 덕에 앞 열의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며 “뮤지컬 마니아가 아닌데 이번에 공연을 보면서 뮤지컬의 매력을 깨달았다. 지금까지도 관람한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배우들의 열연과 아름다운 넘버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다”고 밝혔다. 뮤지컬 배우 지망생이라고 밝힌 이예은 씨는 “2년 전부터 뮤지컬 팬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고교생 할인을 이용해 등급이 낮은 자리에서 관람했지만 성인이 되고는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공연을 보러 가기 어려웠다”며 “패스를 써서 너무 보고 싶었던 뮤지컬 두 편을 무료로 관람했다”고 말했다.

전시를 관람 중인 장영 씨(왼쪽 사진). 이예은 씨가 뮤지컬 관람 당시 촬영한 사진. 장영 · 이예은 제공

미술 전공인 장영 씨는 “전시 관람을 좋아하는데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자주 보러 가진 못한다”며 “패스를 활용해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 ‘브리즈 아트페어 2024’를 관람했는데 전에 보지 못한 혁신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원래 신진 작가들 작품에는 크게 흥미가 없었는데 지원금이 생기니 이전에 관심이 없던 분야도 적극적으로 찾아보게 되더라”고 했다.

2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애니메이션 음악 유튜버의 내한 공연 ‘애니멘즈’ 라이브를 관람했다는 정서현 씨는 “피아노 연주회에 평소에 관심이 없었지만 패스 적용이 가능해 유명 유튜버의 내한 공연을 관람했다. 좋아하는 노래가 피아노로 연주되니 색다른 느낌이었고 피아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패스에서 개선되길 바라는 부분도 공유했다. 정서현 씨는 “지금은 콘서트나 페스티벌에 사용을 못하는데 다음 해엔 사용할 수 있도록 범위가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예은 씨는 “현재 19살만 대상인데 최대 지원금이 줄더라도 지원 대상이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래 친구들도 청년 문화예술패스를 사용할 것을 적극 권장했다. 장건희 씨는 “아직 패스를 발급받지 않은 친구들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그냥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못 받으면 억울하지 않냐”며 “청년 문화예술패스를 계기로 우리 나이대에 주어지는 좋은 제도나 혜택에 관심이 생겼다. 다른 친구들도 패스를 사용해 혜택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 지원금이 없더라도 공연을 관람할 의향이 생겼다며 청년 문화예술패스가 문화예술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예은 씨는 “패스 덕에 오랜만에 뮤지컬을 관람하며 배우에 대한 꿈을 다시 키울 수 있었다. 배우 지망생으로서 작품을 계속 관람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장영 씨는 “패스를 사용한 다른 친구들과 각자 본 공연을 SNS에 게시하고 후기를 공유하며 여러 장르의 문화예술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앞으로도 다양한 공연·전시를 관람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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