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연이은 실책... 월드컵 16강 2년만에 공든 탑 와르르

이영빈 기자 2024. 4. 2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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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축구협회장 책임 져야 " 목소리 높아
지난 5일 경기 이천시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 축구 국가대표 대한민국과 필리핀의 친선경기, 정몽규(가운데) 대한축구협회장이 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6일 카타르 도하에 있는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인도네시아와 2-2 연장 혈투 끝에 승부차기(10-11)로 졌다.

이번 대회는 파리 올림픽 본선을 향한 최종예선이었다. 대회 3위까지 올림픽 본선 티켓이 주어지고, 4위는 아프리카 팀과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치러서 이기면 파리로 향할 수 있었다. 한국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렸지만 인도네시아에 덜미를 잡혀 실패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각각 23위, 134위다.

한국 축구는 2년 전이었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만의 쾌거였다. 주장 손흥민을 중심으로 김민재, 이강인 등 재능 넘치는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한국 축구는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그러나 그 열망은 대한축구협회의 연이은 행정 실책으로 물거품이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낙점했다. 협회 내부 감독 선임에 대한 소통은 없었고,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독단적인 선택이었다는 이야기가 무성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1년 동안 재택근무, 무전술 등 논란만을 거듭하다가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당시 87위)에 0대2로 충격패를 당했다. 경질된 클린스만 감독은 그 뒤로도 해외 매체에서 본인의 책임은 없다는 식으로 말하고 다닌다.

그 뒤 대한축구협회는 3월 2연전에 나설 A대표팀 임시 감독직을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에게 부탁했다. 이번 대회를 두 달 가량 앞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였다. 황 감독은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모두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고, U-23 대표팀에 집중하지 못한 결과 이날 인도네시아에 충격 탈락을 당했다. 협회의 무리한 행정 탓에 황선홍 감독은 앞으로 10회 올림픽 연속 출전을 물거품으로 만든 사령탑으로 한국 축구 역사에 남게 됐다.

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의 3선 체제가 시작된 2021년부터 행정력이 약화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취임 직후 정관 개정을 통해 쓴소리를 하는 사람을 협회에서 내보내고 정 회장 입맛에 맞는 인사만을 주변에 뒀다는 것이다.

곳곳에서 행정의 빈틈이 드러난다. 당초 올해 6월로 예정됐던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이 늦어지면서 각급 대표팀들은 소집 때마다 훈련장을 찾기 바쁘다. 지난해 3월에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축구인들을 기습 사면했다가 역풍을 맞고 전면 철회했다. 당시에도 책임은 협회 부회장들만 지고 정몽규 회장은 직을 유지했다. 하지만 실책이 계속되면서 최종 결정권자인 정 회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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