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청년 36% “유대인에 대한 독일의 역사적 책임 동의 안 해”
독일의 10~20대 3명 중 1명 이상이 유대인에 대한 독일의 역사적 책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디벨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독일 청년연구자 3명이 전국 14~29세 청년 20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6%가 ‘독일은 이스라엘과 독일 내 유대인에게 역사적 책임이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6%에 그쳤다.
이는 현대 독일인에게도 과거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기억하고 반성할 책임이 있다고 보는 독일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2008년 5월 이스라엘 건국 60주년 기념 연설에서 “독일이 역사의 도덕적 재앙에 대한 영구적인 책임을 인정해야만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며 “역사적 책임은 국가로서 독일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극우정당을 지지하는 청년도 크게 늘었다. 응답자의 22%는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2020년 조사에서 AfD 지지율은 9%에 불과했다. 반면 녹색당을 지지한다는 청년은 27%에서 18%로, 사회민주당(SPD)을 지지하는 청년은 14%에서 12%로 줄었다.
응답자의 41%(복수응답)가 ‘난민 유입 증가’를 걱정거리로 꼽았다. 이같이 응답한 비율은 2년 전 22%에서 거의 두 배로 늘었다.
연구진은 “최근 청년층은 어느 때보다도 비관적”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청년층 사이에 무력감과 좌절감이 커지면서 우경화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극우 AfD가 젊은층이 즐겨 보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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