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영화계 미투’ 촉발한 와인스타인 유죄, 뉴욕주 대법원서 뒤집혔다
2017년 세계적인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유명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이 뉴욕주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뉴욕주 대법원 판사들은 25일(현지시간) 4대 3으로 유죄 판결을 뒤집고 하급심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하급심 재판에서 검찰이 와인스타인이 기소된 혐의와 관련 없는 여성들의 법정 증언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검찰은 기소된 사건에는 포함되지 않는 피해 여성 3명을 증인으로 내세웠는데, 이들이 증언한 피해 사실을 기소에 포함하지는 않았다. 와인스타인 측은 1심 재판에서 이를 문제 삼으며 검찰이 배심원단에 부당한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지만 2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뉴욕주 대법원은 2심과 달리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1심 법원이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와인스타인은 뉴욕주에서 새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여배우 지망생과 TV 프로그램 제작사 보조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와인스타인은 2020년 뉴욕주 1심 재판에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았다. 뉴욕주 항소법원도 2022년 1심 판결을 유지해 현재는 수감된 상태다.
다만 그는 2004~2013년 베벌리힐스에서 5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2022년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별도로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와인스타인 측을 인용해 그가 석방되지 않고 캘리포니아로 이송돼 형을 계속 살게 된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번 판결은 사법 시스템이 법정에서 피해 사실을 고발한 피해자들의 증언을 구제해주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에 반대의견을 낸 매들린 싱가스 판사는 “오늘 판결로 법원은 성폭력 생존자들이 우리 형사 사법 시스템에서 꾸준히 싸워온 성과를 계속해서 좌절시키고 있다”면서 “성폭력에 따른 정신적 트라우마와 반복되는 증언으로 인한 상처를 안고 있는 여성들은 잊히고 있다”고 꼬집었다.
와인스타인의 성폭행 혐의는 2017년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후 앤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셀마 하이엑 등 유명 배우들을 포함해 100명이 넘는 여성들이 피해 사실을 고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확산한 바 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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