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사전 링반데룽] 방향 감각을 잃고 같은 곳 맴도는 현상

조경훈 2024. 4. 2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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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눈 내린 설악산에 갔다가 같은 곳에서 한참을 헤매었어."

"링반데룽Ringwanderung에 빠졌구나. 산에서 흔히 겪을 수 있지.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야."

만약 본인이 링반데룽에 빠졌다고 인지하게 되면 즉시 산행을 멈추고, 방향과 위치를 재확인해, 안개나 눈보라가 걷힐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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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눈 내린 설악산에 갔다가 같은 곳에서 한참을 헤매었어."

"링반데룽Ringwanderung에 빠졌구나. 산에서 흔히 겪을 수 있지.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야."

산행하다 귀신에 홀린 것처럼 같은 곳을 한참 동안 맴돈 경험이 있으신가요? 자신은 분명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방향감각을 잃고 한 지점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계속 맴도는 아주 특이한 경험 말입니다. 이러한 상태를 링반데룽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환상방황環狀彷徨이라고 하죠.

링반데룽은 '환상'을 뜻하는 독일어 'Ring'과 '걷기, 도보여행, 방황'이라는 의미의 독일어 'Wanderung'이 합쳐진 합성어예요. 두 개의 독일어로 이루어진 이 단어를 순수한 독일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링반데룽Ringwanderung이란 단어는 정작 독일어 사전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 단어는 20세기 일본 산악계에서 처음 만들어져 한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후 한국에서 등산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며, 영화 제목이나, 각종 칼럼과 기사에서도 자주 쓰이는 하나의 단어로 인정받고 있죠. 국립국어원에도 외래어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링반데룽에 빠지게 되는 원인은 짙은 안개나 눈보라, 폭우, 피로에 의한 사고력 둔화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지형이 넓게 펼쳐진 지역을 산행할 때나 낯선 지역을 야간산행할 때 일어나기 쉽다고도 하죠.

만약 본인이 링반데룽에 빠졌다고 인지하게 되면 즉시 산행을 멈추고, 방향과 위치를 재확인해, 안개나 눈보라가 걷힐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 때문에 초조하게 산행하거나, 무리한 산행으로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죠.

산행하면서 주변의 지형지물을 틈틈이 살피는 습관도 좋습니다. 등산로의 특이한 사물을 인지하거나, 휴식을 취할 때는 빠져나갈 방향으로 배낭을 내려놓거나 스틱으로 방향 표시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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