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현대백화점 '밸류업' 두팔 걷었다

연희진 기자 2024. 4. 2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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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 - 유통가 밸류업] ①면세점·지누스 반등할까… '깜깜이 배당'도 개선
[편집자주] 유통가를 주름잡는 대표 기업들의 주가는 우울하다. 기업의 시가총액을 해당 기업이 보유한 자산으로 나눈 값인 PBR이 0.5를 넘지 못한다. 내수 중심인 데다가 소비 침체에 영향을 크게 받고 해외 진출이 쉽지 않아 잠재력에서 저평가받고 있다. 저평가됐기 때문에 앞으로 오를 일만 남았다는 의견도 있다. 대표 저PBR 유통주인 현대백화점, 이마트, 한화갤러리아의 '밸류업' 가능성을 살펴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기업가치 올리기에 힘쓴다. /일러스트=여누
◆글쓰는 순서
①본업은 좋은데… 현대백화점 '밸류업' 두팔 걷었다
②창사 첫 희망퇴직… 이마트 밸류업, "더 나빠질 일 없다"
③저평가에 '웃픈' 한화갤러리아… 김동선 승부수 촉각


'더현대 서울'의 성공으로 백화점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현대백화점은 대표적인 저PBR 유통주다. 현대백화점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25배에 불과하다.

PB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해당 기업이 보유한 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회사의 시가총액과 회사의 자산 수준이 동일하면 PBR 값은 1배가 된다. PBR 값이 1보다 작은 경우 회사가 보유한 자산에 비해 시가총액이 작다는 뜻으로, 실제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의 PBR은 기술력과 자체 상품이 있는 식품사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편이다. 예를 들어 삼양식품의 PBR이 3.35배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내수 소비 심리 위축 영향과 함께 해외 판로 개척 확대 가능성에서 삼양식품의 중장기 성장 여력을 높게 본다. 이와 비교해 주요 유통기업은 내수 소비에 큰 영향을 받는 편이다. 불닭볶음면이라는 히트 상품을 내세운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전체의 60%가 넘는다.



현대백화점그룹, 백화점은 '맑음'



현대백화점은 본업에서 강세를 보인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사옥.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최근 실적도 신통치 않다.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은 4조2075억원, 영업이익은 303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1%, 5.4%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의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최근 6년 만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부문에서 준수한 성과를 보였다. 백화점 부문 매출액은 2조4026억원으로 전년보다 4.9% 늘었고 영업이익은 1199억원으로 26.9%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전국 16개 지점 중 3개점(판교점, 무역센터점, 본점)이 백화점 매출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면세점은 여전히 부진했다. 매출은 9978억원으로 55.8% 줄었고 영업손실은 313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중국 보따리상에 대한 송객 수수료가 내려가면서 매출은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다소 개선됐다.

가구·매트리스 전문기업 지누스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줄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9% 감소해 9523억원으로 1조원의 벽이 무너졌다. 영업이익은 72.0% 감소한 183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등 글로벌 침실 가구시장 침체 등으로 침대 프레임 등 가구 제품군 매출이 40% 줄은 탓이다.

부진한 주가를 마냥 실적 탓하긴 어렵다. 실적 방향성과 무관하게 백화점 등 주요 유통기업의 PBR은 0.2~0.4배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신성장 동력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저PBR에 한몫한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 대형 유통사들이 성장을 위한 전략, 수익성 회복을 위한 노력, 시장 변화에 걸맞은 대응을 적극적이고 절실하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열렬한 '밸류업 구호'에도 주가는 맥을 못 출 가능성이 높다"라고 짚었다.



저점 매수 시점?… 밸류업 힘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사진=현대백화점
지난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목표주가 컨센서스(애널리스트 평균치)는 7만7412원이다. 전 거래일 종가(4만9600원)보다 56% 높다.

현대백화점 목표주가를 7만9000원으로 제시한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1분기 백화점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고 면세점도 지난해 부진했던 모습에서 벗어나며 완만히 개선되는 모습 뚜렷하다"고 했다.

이어 "1분기에 보여준 백화점 매출 호조와 면세점 손익 개선 양상은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지누스 실적 회복 시기를 예상하긴 어렵지만 주가는 이를 다 반영한 상태인 데다 주요 사업부의 고른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실적 개선과 함께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 펼친다는 계획이다. 최근 주주 환원 개선 의지를 담은 계열사별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해 발표했다. 대표적인 주주 환원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소각도 진행 중이다.

지누스가 발행주식 수의 약 2.3% 수준을 4월 내에 소각할 예정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28년까지 자사주 10.6%를 신규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한섬은 각각 발행주식의 약 4%와 5%의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이른바 '깜깜이 배당'을 없애기 위해 최근 주총서 그룹 10개 상장 계열사들의 배당 절차도 '선(先) 배당액, 후(後) 배당기준일 확정 방식'으로 개선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시장과의 소통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그룹 내 모든 상장 계열사가 참여한 통합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으며 올 상반기 중에도 통합 IR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다 전향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단일 지주회사 중심의 새로운 지배구조가 구축된 만큼 그룹 차원에서 자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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