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공모주 광풍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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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 공모주에 대해 '기업 가치를 너무 높게 잡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한 자산운용사 대표의 답이다.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은 최대한 많은 공모주 물량을 받기 위해 수요예측에서 적정 가격 보다는 높은 가격을 써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기관들이 냉정한 분석을 통해 적정한 기업 가치를 찾아내는 수요예측의 제 기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공모주 훈풍도 멈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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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를 안 받을 수 없으니 무조건 높은 가격을 써내는 거죠. 비싸다는 걸 알아도 흥행은 무조건 될 겁니다. 시장이 장기 과열 양상이니 다들 편승할 수 밖에요"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 공모주에 대해 '기업 가치를 너무 높게 잡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한 자산운용사 대표의 답이다. 공모주 시장이 그만큼 뜨겁다.
올 들어 수요예측을 진행한 20개 종목 가운데 19개 종목이 희망 공모가 밴드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1분기 수요예측을 진행한 공모주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평균 918대 1에 달했다. 지난해 6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최대 300% 오를 수 있게 되면서 상장 초기 수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늘었다.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은 최대한 많은 공모주 물량을 받기 위해 수요예측에서 적정 가격 보다는 높은 가격을 써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공모가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높은 가격으로 상장한 후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에 피해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수요예측 결과를 살펴보면 기관들의 의무확약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일부 공모주의 의무확약비율은 10%도 채 되지 않았다.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수익을 위해 물량을 배정받는 수요가 늘었다는 뜻이다. 상장 당일 및 초기 반짝 상승시에 물량을 털어내고 수익을 챙기는 경우가 증가했다.
실제 올 들어 상장한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재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크게는 40% 가까운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공모주도 있다. 지난 1월 29일 상장한 포스뱅크는 공모가가 희망밴드(1만3000~1만5000원)을 넘는 1만8000원으로 결정됐지만 현재(24일 종가) 주가는 1만1100원으로 38.3%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와 스튜디오삼익, 이에이트, 오상헬스케어 등도 두자릿수 이상의 손실율을 기록 중이다. 적정 가격을 찾아가고 있는 셈이지만 투자자들의 속은 쓰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기술특례 상장 기업을 중심으로 한 부실 상장 사례까지 이어지면서 공모주 시장 건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조원급 대어로 화려하게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가 충격적인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뻥튀기' 논란에 휩싸인데 이어 사이버보안 기업 시큐레터가 상장 7개월만에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이 같은 사례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시장 과열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공모주 청약에서 1000대 1의 경쟁률은 우스울 정도다. 부진한 증시 속에서 '따따블(상장 첫날 공모가 4배로 상승하는 것)' 사례 등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공모주 투자가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공모가 거품 논란도 이어질 것이다. 기관들이 냉정한 분석을 통해 적정한 기업 가치를 찾아내는 수요예측의 제 기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공모주 훈풍도 멈출 것이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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