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벌써 ‘윙~’ 모기야 잠 좀 자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준혁(28)씨는 지난 14일 모기 퇴치제를 샀다. 모기가 하나둘씩 눈에 보이기 시작하더니 2주 전부터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파트 고층에 사는데 4월 초순에 ‘윙’ 소리가 나 잘못 들은 줄 알았다”며 “요즘 집에서 하루에 모기 3~4마리를 기본으로 잡고 있다”고 했다. 동대문구에 사는 김혁진(27)씨도 모기 기피제를 구매했다. 김씨는 “4월인데 벌써 하루에도 열 번씩 모기를 목격하는 것 같다”며 “보통 한여름을 제외하면 모기가 독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물리면 가려움도 오래가는 것 같아 기피제를 샀다”고 했다.
최근 봄철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며 모기가 살기 좋은 환경이 일찍 만들어진 탓이다. 모기는 13~14도가 되면 흡혈 활동을 시작하는데, 이달 들어 서울 낮 최고기온은 30도를 기록했다. 이달 상순(1~10일)은 1904년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봄이었다. 서울시가 모기 발생 상황을 지수화해 발표하는 ‘모기지수’는 지난 23일 수변부에서 100을 기록했다. 물가에 서식하는 모기 수가 이미 포화 수준이란 뜻이다. 작년엔 5월 중순이 돼서야 모기지수가 100을 기록했다. 모기 등장 시기가 한 달 빨라진 것이다.
모기 확산이 빨라지면서 서울시는 모기 채집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부터 관내 디지털 모기 측정기(DMS)를 통해 활동 현황을 관리했는데, 작년까지는 4월부터 10월까지 모기를 채집했다. 모기 활동이 5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점을 고려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달 15일부터 채집을 시작했다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모기 활동 시기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DMS 운영 시기를 탄력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한겨울을 제외하곤 일 년 내내 모기가 출현할 것이라고 했다. 김동건 환경생태연구소 소장은 “이상 기후가 계속되면서 모기 첫 등장 시기는 빨라지고, 늦가을 모기가 활동하는 시기는 점점 늦어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12월, 1월, 2월을 제외하고 일 년 내내 모기와 함께 살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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