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나타난 클림트 작품… 출처 의심에도 442억원에 낙찰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렸으나 행방이 묘연했던 작품이 기록적인 가격에 판매됐다. 사진은 지난 24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 임 킨스키 경매소에서 경매 중인 '미스 리저의 초상'. /사진=로이터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한 초상화가 출처에 대한 의혹에도 고가에 팔렸다.

지난 24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클림트의 작품 '미스 리저의 초상'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 임 킨스키 경매소에서 3000만유로(약 442억원)에 판매됐다.

이 초상화는 지난 1925년 빈 전시회에서 그림이 전시됐던 흑백사진 증거만 남긴 채 100년 동안 자취를 감췄다. 경매소 측은 이 초상화의 가치를 3000만~5000만유로로 측정했으나 작품의 출처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어 판매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됐다. 미스 리저의 초상은 미완성작으로 클림트의 서명이 없다.

한 오스트리아 매체는 작품의 출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해당 매체는 오스트리아 박물관의 서신을 바탕으로 릴리가 죽기 전 자기 회사 직원에게 그림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후 작품은 나치 상인의 손에 들어가 그의 먼 친척들이 작품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국제협약인 워싱턴 원칙에 따라 나치가 훔친 예술 작품이라면 작가의 후손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매소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작품의 마지막 소유자는 2년 전 경매소에 연락해 법적 조언을 얻었다. 경매소 관계자는 작품의 뒷면에 대해 "완전히 손대지 않은 상태"라며 우표 등의 흔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는 작품이 나치의 압수품이거나 오스트리아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6월 클림트의 '부채를 든 여인'은 영국 런던에서 유럽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9430만달러(약 1300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최문혁 기자 moonh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