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떠난 교수 없지만…충남대-원광대 26일부터 주1회 휴진

이지운 기자 2024. 4. 2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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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잡은 진료 예약이에요. 취소되면 언제 또 예약할 수 있을지 몰라 오늘 아침까지 전전긍긍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다른 교수들에게 환자들을 배정해 정해진 일정대로 진료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휴진이 예고된 날까지 업무일로 사흘밖에 안 남아 모든 진료 일정을 바꿔 휴진에 동참하는 교수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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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등 정부의 의료개혁에 반발하는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제출한 사직서의 효력이 발생한 25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4.4.25. 뉴스1

“2년 전 잡은 진료 예약이에요. 취소되면 언제 또 예약할 수 있을지 몰라 오늘 아침까지 전전긍긍했습니다.”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주모 씨(62)는 갑상샘암 수술을 받은 부인의 보호자로 병원을 찾았다. 그는 “대학병원 교수들이 사직한다는 뉴스가 계속 나와 불안했다. 이번엔 다행히 진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됐을 때 추가 진료는 받기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의대 교수들이 집단사직을 예고한 25일 주요 병원에서 실제로 교수가 병원을 이탈한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교수들은 “예약된 진료만 마치고 병원을 떠나겠다”며 일정 조정을 시작해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이탈하는 교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충남대와 원광대를 시작으로 ‘주 1회 휴진’도 현실화될 예정이어서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대 대형병원 “의사 병원이탈 없었다”

25일은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효력이 발생한다”며 병원 이탈 시작 ‘디데이’로 지목한 날이다. 하지만 5대 대형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소속 교수가 이날 실제로 병원을 떠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교수들이 병원에 남은 것은 예정된 진료와 수술을 갑자기 취소하고 환자를 떠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브란스병원 등은 이날 진료 예약을 한 환자들에게 전날 ‘정상 진료가 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교수 이탈은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인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6일부터 병원을 떠날 예정이다. 폐암 환우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선 “최 교수 사직으로 담당 교수가 바뀐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다른 교수들에게 환자들을 배정해 정해진 일정대로 진료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속인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 4명도 다음 달 1일 병원을 떠날 방침이다.

병원을 떠나기 위해 신규 예약을 받지 않고 예약된 진료만 마무리하겠다는 교수도 적지 않다. 서울 대형병원의 필수의료과목 교수는 “우리 과는 6월까지 수술 예약이 차 있다. 이미 잡혀 있는 수술만 마치고 한꺼번에 병원을 떠나기로 같은 과 교수들과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26일부터 주 1회 휴진 돌입

당장 사직이 여의치 않은 교수들 사이에선 ‘주 1회 휴진’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충남대와 원광대 교수들은 26일, 서울대와 연세대 교수들은 30일, 울산대 교수들은 다음 달 3일을 시작으로 주 1회 휴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6일 충남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원광대병원, 원광대 산본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에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휴진하더라도 응급과 중증 환자에 대한 진료와 수술은 유지된다. 또 휴진에 동참하는 교수 수도 병원별로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휴진이 예고된 날까지 업무일로 사흘밖에 안 남아 모든 진료 일정을 바꿔 휴진에 동참하는 교수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의대 교수들의 사직 및 휴진 방침에 유감을 표하고 “대화 자리에 나와 합리적으로 의견을 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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