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궁전에 콕 찍은 이우환의 '점'…11월까지 韓대가들 전시

안시욱 2024. 4. 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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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같은 고민을 안았던 두 작가가 한자리에서 만났다.

'한국 전위미술의 선구자' 이승택(92)과 미국의 개념미술가 제임스 리 바이어스(92)의 2인전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팔라초 로레단에서 열리고 있다.

유럽을 기반으로 한국 초현실주의 화풍을 이끌어온 신성희(1948~2009)의 개인전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팔라초 카보토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가 작고한 이후 한국, 그리고 작가의 '제2의 고향' 프랑스 바깥에서 처음 열리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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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봐야 할 전시 BEST 4

 이승택, 60~70년대 ‘묶기’ 연작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같은 고민을 안았던 두 작가가 한자리에서 만났다. ‘한국 전위미술의 선구자’ 이승택(92)과 미국의 개념미술가 제임스 리 바이어스(92)의 2인전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팔라초 로레단에서 열리고 있다. 1932년 함북 고원에서 태어난 이승택은 다양한 예술 실험을 통해 기성 문단에 도전했다.

이승택의 1960~1970년대 ‘묶기’ 연작을 만나볼 수 있다. 여성의 신체나 책을 노끈으로 묶으며 수축과 팽창의 질감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였다. 고전의 공간 속에 어우러지는 그의 돌과 황금색 작품들은 대상이 상징하는 성역할과 문명, 지식에 대한 저항과 해방의 서사를 암시한다. 8월 25일까지.

 신성희, 90년대 ‘박음·엮음 회화’


유럽을 기반으로 한국 초현실주의 화풍을 이끌어온 신성희(1948~2009)의 개인전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팔라초 카보토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박음 회화’(1993~1997), ‘엮음 회화’(1997~2009) 등 대표 연작을 조명한다. 1980년대 프랑스 파리로 거처를 옮긴 신성희는 30여 년간 한국 미술계 인사들의 ‘파리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두 나라의 주요 흐름이었던 단색화와 쉬포르 쉬르파스(1970년대 프랑스 전위미술)를 두루 경험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형성했다. 화려한 색채로 칠한 캔버스를 정교하게 자르고, 이를 씨줄 날줄 엮듯 재봉했다. 아들 신형철 건축가가 전시 공간을 구성했다. 7월 7일까지.

 이우환, 18세기 궁전 천장에 ‘점’


18세기 베네치아 건축물 팔라초 디에도 궁전 천장에 이우환(87)의 벽화가 새겨졌다. 이우환과 모리 마리코, 짐 쇼 등 예술가 12명이 참여한 그룹전 ‘야누스(Janus)’에서 기획한 건축물 리모델링 프로젝트에서다. 미국 싱크탱크 베르그루엔재단이 인수한 건물 안에 이우환의 작품은 영구 소장됐다.

팔라초 디에도 천장과 벽면에 걸린 ‘조응’ 연작은 주변 프레스코 벽화와 한 몸처럼 어우러진다. 돌을 활용한 조각 작품 신작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스위스 작가 우르스 피셔가 베네치아의 무라노 유리공예 기법을 차용해 물방울을 허공에 매단 ‘오멘’도 놓치지 말 것. 11월 24일까지.

 이성자, 60년 화업 한자리에


이성자(1918~2009)의 60년 화업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가 열렸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아르테노바에서 열린 개인전 ‘지구 저편으로’다. 작가가 작고한 이후 한국, 그리고 작가의 ‘제2의 고향’ 프랑스 바깥에서 처음 열리는 전시다. 이성자는 김환기, 유영국과 함께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유일한 여성 작가다. 1951년 프랑스로 이주한 이성자는 서양 현대미술의 형식에 동양적 정신을 결합해 회화와 목판화, 조각, 세라믹, 모자이크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대표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당대의 시대성을 담거나 파격적인 미적 실험이 돋보이는 작품 위주로 구성됐다. 11월 24일까지.

베네치아=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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