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해도 남는 게 없어요”…서울 중구, 전통시장 돕는 ‘상권발전소’ 설립

남대문시장·중부시장 등 40여개 시장 체계적 지원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이 지난 24일 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상권발전소 출범식에서 상인 대표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중구 제공

서울 중구는 25일 전통시장 상권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인 ‘전통시장 상권발전소’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상권발전소는 상인 대표, 상권기획·관광·홍보·마케팅 전문가 등 9명으로 이뤄진 민관 협력 상권 관리 전문기구다. ▲상인컨설팅 ▲상권 특성별 마케팅 ▲영업 노하우 전수 ▲브랜드 가치 향상 ▲제품 서비스 리뉴얼 등을 추진한다.

서울 중구에는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중부시장, 방산시장 등 전통시장과 골목형 시장 상점가까지 40여개의 시장이 있다. 전통시장은 역사도 길어서 시설이 노후화돼 있으나 개선하기 어렵고, 시장 별로 처한 상황도 다르다.

중구는 전통시장에 라이브커머스를 도입하는 등 상권 활성화 노력을 했지만, 긴 호흡으로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상권발전소는 상인회가 상권 특성에 맞는 공모 사업에 적극 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상권 특색을 살린 행사나 축제도 기획해준다. 수익 창출 노하우도 전수해준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지난해 유럽 전통시장을 방문한 후 상권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할 필요성을 느꼈고, 지난 1월 민관 협력으로 상권을 관리하는 전문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이후 상인과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민간 법인을 구성했고, 조례도 개정해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상권발전소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다.

전날 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출범식에는 40개 전통시장 상인 대표 100여명이 참석해 “순대 썰기도 바쁜데 공모사업은 어떻게 신청하나요” “장사해도 남는 게 없어요” “고객을 사로잡는 이벤트를 하고 싶어요” 등의 도움을 요청했다.

중구는 상권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다음 달 31일까지 중구 내 40개 상인회 회원 1만4600명을 대상으로 ‘상인 경영 실태 조사’를 한다. 상권 특성과 주요 고객 변화 추이를 조사하고, 상인 의견을 듣는다. 김 구청장은 “앞으로 각 상권에서 목표로 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상권발전소가 적극 도울 것”이라며 “중구는 시장에 대한 전문적·체계적인 지원이 계속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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