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 지지’ 유명 래퍼에 사형 선고

구속됐다 풀려났지만 ‘고문’ 주장하다 다시 체포

(시사저널=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사형 선고'받은 유명 이란 래퍼 ⓒ연합뉴스

이란 '히잡 의문사' 사건과 관련한 반정부 시위를 옹호하고 정부를 비판한 유명 래퍼에게 사형을 선고됐다고 현지 매체 샤르그가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래퍼 투마즈 살레히(33)의 변호인은 이란 이스파한 혁명법원이 이날 살레히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살레히는 2022년 9월 마흐사 아미니 의문사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폭력적 시위 진압을 비판하는 노래를 발표했다. 이에 이란 당국은 같은 해 10월 '모프세데 펠아즈'(신을 적대하고 세상에 부패와 패륜을 유포한 죄) 등 혐의로 살레히를 구속기소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징역 6년3개월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해 대법원으로부터 원심 파기 환송 판결을 받아 4개월 뒤 풀려났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살레히는 자신이 체포됐을 때 고문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공개한 직후 허위사실 유포 및 폭력 조장 등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

그의 변호인은 하급법원인 혁명법원의 사형 선고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을 거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이번 판결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아미니는 2022년 9월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받다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달 16일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으로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가 촉발됐다.

이란 당국은 이 시위를 서방 세력이 조장한 폭동으로 규정해 강경 진압했다. 그 과정에서 최소 500명이 사망하고 2만여 명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