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父가 성폭행”…유명 男앵커 폭로에 아르헨 ‘발칵’

김가연 기자 2024. 4. 2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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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앵커인 후안 페드로 알레아르트. /엑스

한 남성 앵커가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던 도중 과거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히고 나서 아르헨티나가 발칵 뒤집혔다.

24일(현지시각) 라나시온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로사리오 지역의 TV뉴스를 진행하는 앵커 후안 페드로 알레아르트는 최근 ‘카날3′ 채널의 간판 뉴스프로그램에서 “저는 가족들에게서 아동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라고 ‘폭탄 고백’을 했다.

그는 “시청자 여러분께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여섯 살 때부터 시작된 성적 학대와 폭력 피해 사실을 약 30분 동안 이야기 했다. 그는 눈물을 보이기도, 목이 메이는 듯 말을 멈추기도 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뒤이어 알레아르트가 성폭력 가해자를 지목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겼다.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다름 아닌 알레아르트의 부친과 삼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버지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양성, 즉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판정을 받은 후, 자신의 여동생을 성적으로 학대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실을 폭로하기 전 경찰에 아버지와 삼촌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를 봤다는 게 되레 부끄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치유의 유일한 길은 입 밖으로 (피해 사실을) 내뱉고 고발하는 것임을 믿는다”고 폭로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알레아르트는 “아동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오래된 잔혹한 행위 앞에서 진실은 언제나 승리한다”고 호소했다. 현재 아르헨티나 형법은 성폭력 범죄 공소시효를 1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동 성폭력의 경우 2015년 법률 개정을 통해 피해자가 고소한 시점부터 공소시효 시기를 계산하는 것으로 정했는데 소급 적용 여부에 대한 규정이 미비해 각 사건 마다 법관이 다르게 판단을 내린다는 문제가 있었다.

알레아르트의 주장으로 아동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입법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알레아르트를 응원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며 “과거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시민단체 등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알레아르트의 부친은 피소된 사실을 알게 된 후 극단 선택을 했다. 로사리오국립대 교수였던 삼촌도 방송 직후 정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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