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형제자매에게 유산상속 강제’ 유류분 제도 위헌

김민주 매경닷컴 기자(kim.minjoo@mk.co.kr) 2024. 4. 2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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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 행위를 한 가족에게도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유산(유류분·遺留分)을 상속하도록 정한 현행 민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한편 헌재는 이날 공동상속인 중 상당한 기간 특별히 고인을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사람(기여상속인)에게 고인이 증여한 재산을 유류분 배분의 예외로 인정하지 않는 민법 1118조 일부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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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패륜 행위를 한 가족에게도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유산(유류분·遺留分)을 상속하도록 정한 현행 민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아울러 이 같은 유류분을 형제자매에게도 주도록 보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25일 헌재는 유류분 제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및 헌법소원에서 일부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유류분 제도는 법이 정한 최소 상속금액으로, 특정인이 상속분을 독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1977년 도입됐다.

현행 민법은 자녀·배우자·부모·형제자매가 상속받을 수 있는 지분(법정상속분)을 정하고 있다. 피상속인이 사망하면서 유언을 남기지 않으면 이에 따라 배분한다.

유언이 있더라도 자녀·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 1을 보장받는데 이를 유류분이라고 한다.

유류분 제도의 도입 취지와 달리, 해당 법이 개인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등 사회 변화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

헌재는 우선 “가족의 역할은 오늘날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상속인들은 유류분을 통해 긴밀한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유류분 제도 자체는 정당하다고 봤다.

또 가족 구성원별로 상속 비율을 획일적으로 정한 부분도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다양한 사례에 맞춰서 유류분 권리자와 유류분을 적정하게 정하는 입법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고, 법원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개별적으로 정하게 하는 것은 심리 지연과 재판비용의 막대한 증가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가족으로서 도리를 다하지 않는 구성원이 유류분을 받는 것을 견제하는 제도가 없단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봤다.

헌재는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에 반한다”며 “유류분 상실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헌결정을 선고해 효력을 상실시키면 법적 혼란이나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국회에 개정 시한을 부여했다.

형제자매에게 유류분을 보장하는 민법 1112조 4호는 이번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즉시 효력을 잃게 됐다.

헌재는 “일부 형제자매가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타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헌재는 이날 공동상속인 중 상당한 기간 특별히 고인을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사람(기여상속인)에게 고인이 증여한 재산을 유류분 배분의 예외로 인정하지 않는 민법 1118조 일부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로 결정했다.

이밖에 공익 기부, 가업 승계 등 목적으로 증여한 재산도 예외 없이 유류분을 산정하기 위한 ‘기초 재산’에 포함하는 1113조 1항과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의사로 증여한 경우에는 증여분을 기초 재산에 포함하는 1114조는 합헌 판단을 받았다.

고인이 생전에 공동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특별수익)은 증여 시기를 불문하고 기초 재산에 포함하도록 하는 1118조 일부, 유류분 반환 시 원물 반환을 원칙으로 하는 1115조도 합헌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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