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해 의료개혁 주도 땐 명분·실리 얻을 것”

권도경 기자 2024. 4. 2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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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은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에게 의료 안전망을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여야 하는데, 소속 교수들이 전공의 집단행동에 동조하는 모습은 실망스럽습니다."

서영준(사진) 영월의료원장은 2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 표명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에게 의료 안전망을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인 서울대병원 소속 교수들조차 전공의 집단행동에 동조하는 모습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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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본서 ‘지역의료 위기 사례’ 꼽힌 영월의료원 서영준 원장
전문의 8차례 공고에도 채용 못해
아픈 노인들 1시간 거리 원정진료
환자 고통 주면 고립 자초하는 길

“서울대병원은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에게 의료 안전망을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여야 하는데, 소속 교수들이 전공의 집단행동에 동조하는 모습은 실망스럽습니다.”

서영준(사진) 영월의료원장은 2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 표명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에게 의료 안전망을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인 서울대병원 소속 교수들조차 전공의 집단행동에 동조하는 모습에서다. 전공의들도 병원에 복귀해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원장은 “전공의들이 환자들을 아끼는 마음을 앞세워 과감하게 병원으로 돌아온 후 한국 의료체계의 청사진을 마련해 의료개혁에 주도적으로 나섰으면 한다”며 “이 경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아 정부가 양보하려야 양보할 수가 없다”며 “전공의들이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는다면 막무가내식 집단이기주의로 비쳐져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왜곡된 의료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도 시급하다고 봤다. 국민 지지 없이 의사들 주장이 관철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서 원장은 “환자를 고통스럽게 만들어 정부로 하여금 의료개혁을 포기하게 한다면 의사들은 소탐대실할 것”이라며 “‘솔로몬의 재판’에서 자식 목숨을 걱정하지 않던 가짜 엄마와 같은 행동으로 의사들 스스로 고립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열악한 지역의료 현실에 대해 “농촌에는 뇌혈관 질환과 치매 환자가 많은데 신경외과 의사는 2년, 신경과 의사는 1년 넘게 못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월의료원은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지역의료 위기 사례로 제시됐다. 영월의료원은 의사 23명이 강원 정선군, 평창군, 영월군 등 3개 군 총 12만 명 군민의 의료 안전망을 도맡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영월의료원은 지난해부터 여덟 차례 전문의 채용공고를 냈지만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서 원장은 “의료취약지일수록 연봉은 더 높지만 정주 여건을 따진 후 최종계약을 하지 않는 의사가 상당수”라며 “서울에서는 내과 전문의들이 연봉 2억 원을 받지만 영월에서는 4억 원을 줘도 구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의사가 없어 아픈 노인들이 1시간 넘게 걸리는 원주까지 원정 진료를 다녀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며 “어디에서 살든 의료는 헌법적 기본권으로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병원 지원도 주문했다. 서 원장은 “공공병원은 지역의료 안전망”이라며 “공공병원 운영에 시장 논리를 적용하지 말고, 중앙정부의 역할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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