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대전은 매력적인 국제 비즈니스 파트너

이상래 대전광역시의회 의장 2024. 4.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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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래 대전광역시의회 의장

세계적 반도체 위탁생산기업 대만 TSMC가 지난 2월 일본 구마모토에 해외 생산공장(JASM)을 완공했다. 5년 걸릴 거라던 공사를 20개월여 만에 끝냈다고 한다. TSMC는 내친김에 일본 규슈에 제2, 제3 공장도 세울 계획이다.

구마모토는 4년 전과 8년여 전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다. 그럼에도 경제파급력을 키워 기업입주·인구유입을 증대시키고 산업부흥 엑스포 개최를 꿈꾸고 있다.

그 뒤엔 지방자치단체의 공격적인 투자 유치가 있었다. 구마모토현은 공업용수·도로정비 등 부지 조성과 정부보조금 확보에 발 벗고 나섰다. 일각에선 인재유출·기술탈취 같은 우려가 제기됐지만, 경제안보를 재건하겠다는 대망에는 한목소리다.

앞서 지난해 6월엔 전기차충전기 제조사 SK시그넷이 미국 텍사스 플레이노에 초대형 생산공장을 세웠다. 미국 시장에선 400kW급 초급속 충전 시대를 여는 상징으로 해석했다. 준비에서 완공까지 걸린 1년도 유례없는 속도로 평가받았다.

SK시그넷은 제조업 경험이 많은 인력 확보와 기업 중심 행정서비스가 텍사스를 선택한 결정요인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특별전담팀을 만들어 규제 민원들을 해소한 텍사스주의 통합행정지원에 흡족해했다.

이같은 일본·미국의 노력은 중앙정부·지방정부 의회가 합심해 기업적 시각에서 과감한 개혁과 지원을 추진했기에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이러한 행정혁신 레드카펫의 주인공은 입주기업이겠지만, 좋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발전 등 그 혜택은 지역주민에게 돌아갈 것은 당연지사다.

국내에서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주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뿌리산업의 중심지 부산은 그간 기업 이탈과 금형기술 사양화로 지역경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부산시의회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뿌리산업 육성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다. 2012년에 '부산 뿌리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를, 2022년에 '뿌리산업 진흥을 위한 연구모임'을 만들었다. 부산시도 이에 발맞춰 금형기술 고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전은 어떠한가. 그간 기업과 공공기관이 떠나면서 인구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향토기업들의 이탈이 심각했다. 대전의 인력수급과 지원제도가 타 시도에 비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은 대덕연구단지 명성에 힘입어 '첨단'이란 용어를 공공기관 중 처음 사용한 도시다. 하지만 대덕연구단지를 지역경제 활성화에 연계할 만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과거 대전시는 기업들의 고객응대센터를 대거 유치해 고용유발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지역경제 발전 지속가능성과 시민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바람에 부응하진 못했다.

그랬던 대전이 최근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첨단기술 기업들을 유치해 과학도시의 위상과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잠재력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전기차 이차전지 개발 선두기업 SK온은 연구개발시설을, 세계적인 바이오 기술 기업 머크는 생산시설을 각각 대전에 설립할 계획이다. 대전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에 입주할 방위산업기업 4곳도 대전시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대전시의회도 힘을 보탰다. '대전시 양자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대전시 우주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등 미래형 과학기술의 기반을 다지는 조례를 잇따라 제정했다. 이와 함께 '기업유치 연구회', '지역인재육성과 대전산업발전 연구회' 등을 결성했다. 기업 유치 비전·전략, 기업활동 촉진 입법 방안 등을 연구함으로써 대전을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꿔가고 있다.

정부의 '지방시대 종합계획'도 희소식이다. 4대 특구(교육발전·기회발전·도심융합·문화) 조성으로 지방균형발전을 꾀하는 계획이다. 지역 특색에 맞춰 산업육성방안을 집적 설계할 수 있도록 지자체 재량도 부여한다. 도심융합특구 선도사업지로 선정된 대전은 지속가능 성장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선보일 과학비즈니스융합도시를 구현할 계획이다.

대전은 이 호기를 놓쳐선 안 된다. 대전시의회와 대전시가 긴밀히 협력해 지역 산·학·연·관이 하나 되고 정재계가 똘똘 뭉쳐 일본 구마모토, 미국 텍사스처럼 우량 기업들에게 절대우위의 기업환경을 체감케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허울뿐인 과학도시를 벗고 명실상부 과학수도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대전 경제 부흥의 역사를 다시 쓸 날을 고대해 본다. 이상래 대전광역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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