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청주에 HBM 등 차세대 D램 신규 팹 짓는다

새 생산기지 ‘M15X’ 건설 밝혀
AI 메모리 수요 맞춰 선제 대응
장기적으로 20조원 투자 계획
4월 말 착공… 2025년 준공·양산
“글로벌 리더로서 경쟁력 강화”
‘120조’ 용인 클러스터 조성 속도
첫 번째 팹은 2027년 완공 예정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D램 신규 생산기지를 짓는다. 총 5조3000억원, 장비까지 포함하면 20조원을 투자한다.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선제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4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청주에 건설할 신규 팹(Fab·반도체 제조 공장) ‘M15X’를 D램 생산기지로 결정하고,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M15X에서는 HBM 위주로 한 고성능 D램을 생산한다.

SK하이닉스 신규 팹(반도체 제조 공장) ‘M15X’ 조감도.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글로벌 리더로서 회사 경쟁력의 근간인 국내 생산기지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내 M15X는 M15 옆에 신규 라인을 증설하는 것으로, ‘확장’(extension)이라는 의미에서 M15X라고 이름 붙였다. M15에서는 낸드플래시를 주로 생산한다. 2022년 M15X 공사를 시작했으나 지난해 4월 반도체 업황 악화로 중단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말부터 팹 건설 공사에 본격 착수해 2025년 11월 준공 후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장비 투자도 순차적으로 진행, 장기적으로 M15X에 총 20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해 생산 기반을 확충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는 늘어나는 HBM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캐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HBM은 AI 반도체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으로, D램을 여러 개 쌓는다. 일반 D램 제품과 동일한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한 캐파가 최소 2배 이상 요구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8단 5세대 HBM3E 양산을 시작했고, 12단 HBM3E, 6세대 HBM4 개발·양산도 진행 중이다.

HBM 시장은 연평균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과 함께 서버용 고용량 DDR5 모듈 제품을 중심으로 일반 D램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2027년 상반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 준공 전에 청주 M15X에서 신규 D램을 생산하기로 했다. M15X는 TSV(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상호연결 기술)로 캐파를 확장 중인 M15와 인접해 있어 HBM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됐다.

SK하이닉스는 약 120조원이 투입되는 용인클러스터 등 계획된 국내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용인클러스터의 부지 조성 공정률은 약 26%로, 목표 대비 3%포인트 빠르게 공사가 진행 중이다. 생산시설이 들어설 부지에 대한 보상절차와 문화재 조사는 모두 완료됐고 전력과 용수, 도로 등 인프라 조성 역시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용인 첫 번째 팹은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할 예정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M15X는 전 세계에 AI 메모리를 공급하는 핵심 시설로 거듭나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회사를 넘어 국가 경제의 미래에 보탬이 되는 큰 발걸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진경·이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