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하니 주가 '쑥~'…장기 수익률 더 좋았다

김사무엘 기자 2024. 4. 2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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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사주 매입 공시일(D) 이후 기간별 주가 상승률 평균/그래픽=최헌정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뿐 아니라 1년 이상 장기 성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한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자사주 매입 공시는 총 135건으로 공시 이후 지난 23일까지 주가 상승률은 평균 3.25%로 집계됐다. 시장별로는 코스피가 5.87%, 코스닥이 1.16%로 나타났는데 금융주나 지주사 등 전통적 배당주 비중이 높은 코스피 시장에서 자사주 매입 효과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주가는 반짝 상승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상승했다. 공시 다음날 평균 주가 상승률은 1.61% 였는데 일주일 후에는 2.89% 올랐고 1개월 뒤 6.26%, 3개월 뒤 17.33%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률이 높았다.

지난해 공시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2023년 코스피·코스닥 자사주 매입 공시 건수는 392건으로 공시 이후 기간별 평균 수익률은 △1일 1.59% △1주일 2.44% △1개월 4.49% △3개월 5.99% △6개월 8.32% △1년 14.87% 등으로 나타났다.

기초지수 수익률과 비교해도 자사주 매입 종목들의 성과가 더 좋았다. 지난해 1월 코스피 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종목의 현재까지 주가 상승률 평균은 14.52%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2023년 1월 코스피 지수 평균 대비 지난 23일 종가) 11.03% 대비 3.49%포인트 높았다. 다른 기간별 수익률을 비교해도 기초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한미반도체는 지난 1월16일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이후 현재까지 149.34% 상승했다. 지난 23일에도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가 공시했고 다음날(24일) 주가는 8.52% 올랐다.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혜주로 떠오르며 올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철강은 지난 3월19일 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이후 주가가 48.76% 올랐다. 휴젤도 지난 2월13일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고 이후 수익률은 35.08%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에서는 기아(24.62%, 이하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주가 수익률) 하나금융지주(20.5%) 애경산업(19.8%) KB금융(8.5%) SK스퀘어(5.09%) 셀트리온(5.09%) 등이 자사주 매입 효과를 봤다.

자사주 매입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다. 주식수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어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하지만 유통주식수를 줄이는 효과로 인해 시장에서는 긍정적 재료로 인식한다.

국내 증시에서도 자사주 매입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선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코스피200 기업의 시가총액 대비 자사주 매입 금액 비중은 0.22%로 미국 S&P500 기업의 자사주 매입 비중인 2.89%보다 낮다.

특히 펀더멘털 개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자사주 소각은 자사주 매입의 절반 수준(2023년 기준 자사주 취득 7조8990억원, 소각 4조7720억원)이다. 미국 상장사의 경우 매입한 자사주 대부분을 소각한다. 자사주 소각은 주식수(자본금)를 줄인다는 점에서 EPS(주당 순이익)와 ROE(자기자본 이익률)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주환원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국내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다. 자사주 매입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한 후 다시 시장에 매도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거나 일정 금액까지만 보유하고 추가 자사주 매입은 소각하는 방안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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