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으로 시작한 유인원 분장… 미세표정 담기까지 56년 ‘진화’

최지선 기자 2024. 4. 2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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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첫선을 보인 공상과학(SF) 영화의 고전 '혹성탈출' 시리즈 열 번째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가 다음 달 8일 개봉한다.

유인원의 리더 '시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전 세계에서 사랑받은 리부트 트릴로지 마지막 편 '혹성탈출: 종의 전쟁' 이후 7년 만이다.

이후 팀 버턴 감독이 제작한 2001년 버전 '혹성탈출'에서도 연기자의 얼굴에 유인원 특수 분장을 한 고전적 방식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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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내달 8일 개봉
단순 분장-모션 캡처서 한발 나아가
배우 얼굴에 101개 마커로 표정 구현
“슈퍼바이저도 신기술 감탄”

1968년 첫선을 보인 공상과학(SF) 영화의 고전 ‘혹성탈출’ 시리즈 열 번째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가 다음 달 8일 개봉한다. 유인원의 리더 ‘시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전 세계에서 사랑받은 리부트 트릴로지 마지막 편 ‘혹성탈출: 종의 전쟁’ 이후 7년 만이다. ‘혹성탈출’ 시리즈는 그 자체로 영화 시각효과(Visual Effects·VFX)의 변천사. 영화 기술 진보를 통한 유인원 배우의 56년 동안의 ‘진화’ 과정을 살펴본다.

● 첫 ‘혹성탈출’, 메이크업으로 유인원 구현

1968년 공개된 영화 ‘혹성탈출’ 시리즈의 첫 영화 분장 현장. 당시에는 연기자의 얼굴 위에 특수 분장을 하는 형태로 유인원의 모습을 구현했다. 20세기 폭스·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혹성탈출 시리즈는 1968년 처음 시작됐다. 피에르 불의 소설 ‘원숭이 행성’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유인원이 사람을 사육한다는 아이디어는 그 자체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화면을 어색하게 합성하는 정도의 원시적인 VFX 수준에 머물러 있던 당시 유인원을 구현할 최선의 방법은 ‘특수 분장’이었다. 당시 제작진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존 체임버스를 고용해 25명이 넘는 대형 분장팀을 꾸렸다. 유인원 얼굴을 이마와 뺨, 주둥이 세 부분으로 나눠 특수 분장 작업을 했다. 유인원 분장을 하더라도 연기자의 감정이 살아 묻어날 수 있도록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메이크업에만 영화 예산의 3분의 1에 달하는 비용이 들었다. 메이크업을 하고 이를 제거하는 데는 총 촬영 시간의 60%가 소요됐다. 영화는 유인원 분장 자체로 인정받았고, 체임버스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분장상이 없던 시절 공로상을 받아 첫 오스카 수상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기록됐다. 이후 팀 버턴 감독이 제작한 2001년 버전 ‘혹성탈출’에서도 연기자의 얼굴에 유인원 특수 분장을 한 고전적 방식을 사용했다.

● 진화된 ‘모션 캡처’ 유인원의 세밀한 표정 재현

‘혹성탈출’ 리부트 트릴로지 시리즈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년) 촬영 모습이다. ‘시저’ 역의 연기자가 몸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한 특수 제작 슈트를 입고, 머리에는 표정 포착 카메라를 달았다. 현장 촬영분은 컴퓨터 작업을 거쳐 영화 속에서 시저의 모습으로 구현된다. 20세기 폭스·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VFX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한 건 2011년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이자 ‘시저’를 주인공으로 한 3부작의 첫 편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부터다. 이 작품부터 연기자의 몸에 마커와 센서를 부착하고 촬영한 동작들을 컴퓨터로 데이터화하는 ‘모션 캡처’ 기술이 사용됐다. 연기자의 움직임을 바로 캐릭터에 입힐 수 있어 효율적이고, 관절의 움직임까지 반영할 수 있어 캐릭터가 훨씬 실제와 가깝게 느껴졌다.
다음 달 공개되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의 한 장면이다. 포캡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보디슈트 기술 등을 활용했고 주인공 유인원 ‘노아’의 얼굴 표정이 훨씬 풍부해졌다. 20세기 폭스·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새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한발 더 나아갔다. 큰 몸동작은 물론이고 미세한 얼굴 표정까지 포착해 유인원에 더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기존에는 모션 캡처 연기자 얼굴에 카메라 1대를 부착해 얼굴 표정의 미세한 변화를 모두 포착하기 어려웠다. 이번 작품에서는 얼굴 위아래 2대의 카메라를 이용했고, 배우 얼굴에 101개의 마커를 찍어 배우의 표정이 각 캐릭터에 완벽히 구현되도록 했다. 유인원 얼굴 VFX 작업을 맡은 한국인 김승석 웨타FX 시니어 모델러는 “연기자와 (유인원) 캐릭터를 거의 비슷하게 만들었더니 슈퍼바이저가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말했다. 새로운 주인공 ‘노아’가 가족을 되찾고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혀 나간다는 이번 영화의 주제답게 얼굴 표정이 사람과 더욱 유사하게 발전했다.

이번 영화에선 ‘포캡’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보디슈트도 사용됐다. 포캡은 마커 대신 특정한 이미지가 입력된 띠를 몸에 두른 형태의 보디슈트다. 컴퓨터가 각 이미지를 개별적으로 인식해 야외 촬영분에서도 연기자의 각 신체 움직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 슈트 자체도 훨씬 가벼워 연기자가 움직임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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