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 독문과·불문과 내년부터 신입생 안 뽑는다
덕성여대가 2025학년도부터 독어독문학과와 불어불문학과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학과 폐지 수순이다. 서울 시내 대학이 어문 관련 학과를 없앤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학교법인 덕성여대 이사회는 독어독문학과, 불어불문학과에 내년도 신입생을 배정하지 않기로 최근 의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덕성여대 신입생들은 학부로 입학해 2학년 때부터 전공을 결정한다. 올해 1학년생은 두 학과에 지원할 수 있지만, 내년 입학생들은 지원할 수 없다. 이사회는 두 학과 폐지 이유로 “인기가 저조하고, 재학생 감소에 따라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덕성여대는 두 학과를 폐지하는 대신 259명 규모의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덕성여대가 서울 시내 대학 최초로 독어독문학·불어불문학과를 폐지하면서 인문학계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서울 사립대학의 한 교수는 “덕성여대 상황에 대해 독어독문학회 등 여러 어문 학회와 지방 인문 대학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이번 결정으로 다른 학교 인문학 전공에도 부정적 영향이 갈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했다.
어문 계열 학과 퇴조는 AI(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관련이 깊다. 덕성여대 대학교육혁신원장을 맡고 있는 양정호 국어국문학 교수는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AI 통번역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우리 학교도 살길을 찾아가야 한다”며 “명확한 전공 평가 기준이 있었고, 하위 점수를 받은 두 학과에 신입생을 미배정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전국 4년제 대학 어문 학과는 2018년 920곳에서 2023년 750곳으로 5년 만에 18% 사라졌다. 입학 정원도 같은 기간 1만8451명에서 1만5000명으로 줄었다. 서울 외 대학들은 이미 어문 학과를 폐지·축소했다. 한국외대는 작년부터 용인 캠퍼스의 영어·중국어·일본어·태국어 통번역학과 등 13개 학과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다. 부산대도 올해부터 독어교육·불어교육과를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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