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기의 재판, 이제 속기록 통해 속속들이 볼 수 있다
“‘620번 배심원’이 치통을 겪었다며 오늘 오후 3시에 긴급하게 (병원) 예약을 잡았다고 합니다.”
22일부터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사건 본재판 첫날 법정에서 후안 머천 판사가 검찰과 트럼프 변호인단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이처럼 앞으로 트럼프 재판에서 무슨 대화가 오고 갔는지 속기록을 통해 속속들이 공개된다. 미국 맨해튼 형사법원은 이날부터 트럼프 재판 속기록을 법원 웹사이트에 올린다고 밝혔다. 전날 재판에서 있었던 일을 속기사가 받아 적은 대로 공개하는 것이다. 실제 23일 법원 홈페이지에는 첫 재판이 열린 22일 속기록이 올라왔다.
미국은 일반 재판 속기록을 일일이 공개하지 않는다. 기록을 만들어 올리는 것도 비용이 들고, 빠른 시간 내 속기록을 다듬어야 하는 등 쉬운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맨해튼 형사 법원은 이번 재판의 역사적 의미 등을 고려해 속기록 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관계자는 “이 조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어떤 경우에도 재판 속기록을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본인 재판 속기록은 비용을 지불하고 열람·복사가 가능하다.
한편 23일 공판에는 타블로이드지 내셔널인콰이어러 모회사 AMI의 최고 경영자 데이비드 페커가 증인으로 나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에게 선거운동 지원 요청을 받았으며, 그에 대한 불리한 기사를 매수한 뒤 묻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이 ‘트럼프와 한때 불륜 관계였다’고 폭로하려 하자, 내셔널인콰이어러가 맥두걸에게 15만달러를 지급하고 독점 보도 권리를 사들인 뒤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페커는 “(대선 전) 선거를 도와 달라는 트럼프의 제안을 받고 그의 눈과 귀가 되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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