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누비는 자율주행 로봇, 의료진 감염 위험 낮춘다

KIST, 배송 방역 로봇 한림성심병원서 실증
최대 36㎏ 운반하고 짐 알아서 내려놔
감염병 대유행 시기에 적극 활용

유범재 한국과학기술원(KIST) 지능로봇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배송 방역 로봇 '딜리버디(Deli-Buddy)’가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실증하는 모습./KIST

국내 연구진이 병원에서 환자와 의료진 사이 감염을 줄일 수 있도록 배송을 돕는 로봇을 개발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이 로봇은 다양한 모양의 물품을 옮길 수 있어 병원 내 감염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범재 한국과학기술원(KIST) 지능로봇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비대면 배송 방역 로봇 ‘딜리버디(Deli-Buddy)’을 개발하고 지난 15~19일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실증을 진행했다고 24일 밝혔다.

딜리버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대유행 상황에서 격리된 환자에게 음식과 생활용품을 전달할 때 배송 인력의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발됐다. 딜리버디는 엘리베이터 연동 관제기술과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돼 별도의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다. 한 번에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물품을 쌓고, 도착 지점에 안전하게 내려놓을 수 있다.

이번 실증에는 ‘딜리버디-H’ 모델이 사용됐다. 이 로봇은 생수 같은 무거운 물품을 배송하는 데 특화됐다. 최대 12㎏의 물건을 3개까지, 총 36㎏을 옮길 수 있다. 로봇은 3시간 충전으로 8시간 정도 작동돼 대형병원처럼 넓은 시설에서의 활용도가 높다.

실증을 진행한 한림대 성심병원은 7종류 총 73대의 로봇을 활용한 경험이 있는 대학병원이다. 이미연 한림대 성심병원 커맨드센터장은 “면회가 제한된 환자의 경우 필요한 물품을 의료진이 전달하거나 환자가 직접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딜리버디 같은 로봇이 평상시에는 병원에 도입되고, 새로운 대유행 발생 시에 활용되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범재 책임연구원은 “이번 실증으로 병원 등 현장에서 딜리버디를 사용할 때 현장의 요구사항, 로봇 동작 성능과 개선점 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실용화와 표준화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혁신도전프로젝트 시범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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