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돈 떨어졌나… ‘네옴시티’에 투자자 초대

정순우 기자 2024. 4. 2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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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8조원 사업 “자금난” 입방아
네옴시티 내 170㎞ 길이 선형 도시 '더 라인' 건설 현장에서 중장비들이 기반 공사를 하고 있다. /NEOM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 중인 서울 44배 규모의 미래 신도시 ‘네옴시티’가 자금난 때문에 사업이 대폭 축소·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소한 수백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사우디 정부의 재정 여력이 충분하지 않고, 외부 투자 유치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23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전 세계 은행 관계자 수백 명을 이달 중 네옴시티 현장으로 초대할 계획이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네옴시티 공사 현장 견학이 핵심 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도 사우디는 네옴시티와 관련한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었지만, 주로 모형이나 영상을 보여주고 보안 등의 이유로 현장을 공개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실제 네옴시티 공사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투자자들의 관심을 자극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네옴시티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2017년 발표한 탈(脫)탄소 경제 성장 프로젝트 ‘비전 2030′의 핵심으로 꼽히는 사업이다. 170㎞ 길이 선형(線形) 도시 ‘더라인’과 부유식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으로 구성된다. 더라인의 사업비만 5000억달러(약 689조원)에 달하고, 전체 사업비는 1조달러(13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더라인 공사에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도 참여하고 있다.

이례적인 대규모 투자자 초청 행사를 두고 “네옴시티가 직면한 자금난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가디언 등은 이달 초 “사우디 정부가 2030년 150만명이던 더라인의 목표 인구를 30만명으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2030년까지 완공되는 구간은 전체 도시 길이의 1.4%(2.4㎞)에 그칠 전망이다. 초기 사업비를 대야 하는 사우디국부펀드(PIF)가 최근 첨단산업과 스포츠 이벤트 등에 막대한 돈을 지출하면서 보유 현금이 1년 사이 50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급감한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순이익이 지난해 25% 감소하는 등 ‘오일머니’ 투입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천의영 경기대 교수는 “네옴시티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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