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교육 한류’로 경쟁력 강화… 글로벌 종합대학 만든다

인천=차준호 기자 2024. 4. 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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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70년, 세계로 향하는 인하대
타슈켄트 인하대 10주년
국제화 교육 협력사업 확장
의료 시스템 노하우 전수도
2014년 10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개교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인하대(IUT)’ 본관. IUT는 지난해까지 졸업생 1600여 명을 배출하는 등 현지에서 대한민국 교육 수출 1호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인하대 제공
“최신 교육과정과 실무 경험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성공하는 귀중한 자산이 됐습니다.”

2017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인하대(Inha University in Tashkent·IUT)’에 입학해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한 딜무로드 양기보예프 씨(25)는 “IUT에서 4년 동안 받은 교육이 직무를 능숙하게 다루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기보예프 씨는 2021년 IUT를 졸업한 뒤 미국 테슬라에 입사해 프로그래머·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로 교육을 수출한 IUT는 2014년 10월 개교한 이래 이처럼 우수 인재를 길러낸 사례를 축적해 가면서 현지에서 명문대 반열로 올라서고 있다. 24일 개교 70주년을 맞은 인하대의 ‘글로벌 멀티 캠퍼스’ 구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인하대는 ‘교육 한류’를 선도한 IUT의 성공적 운영을 바탕으로 국내 대학의 미래 가치 창출을 선도하는 글로벌 멀티버시티(Multiversity·거대 종합 대학)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 개교 10주년 맞은 IUT 현지 ‘명문대’로 성장

IUT는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인하대가 IT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한 교육기관이다. 인하대가 캠퍼스 설계를 포함해 규정 등 대학 체제 구축을 위한 전반적인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현지 기업의 출연금으로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2014년 10월 개교했다.

인하대는 IUT 커리큘럼 등 교육과 학사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현지 학생들은 인하대의 교육 시스템을 통해 컴퓨터공학과 정보통신공학, 경영, 물류 등의 분야에서 전공과목을 이수하고 있다. 현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3+1 방문 교육’ 제도 등을 도입한 인하대는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대학 교육 과정을 해외에 수출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IUT는 2018년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했다. 개교 이후 지난해까지 1600여 명의 학생이 IUT를 졸업했다. 이들 대부분은 현지에 있는 유명 IT 기업, 국영기업, 정부기관 등에 취업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IUT는 현지에서 인정받는 명문 대학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IUT가 현지 명문대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유능한 인재가 몰리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IUT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4학년 테미로프 아지줄로 씨(21)는 지난해 두바이에서 열린 전자정부 관련 프로그래밍 대회(Global Best M-GOV Award)에서 전 세계 1000여 개 팀 중 2등을 기록했다. 아지줄로 씨는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는 성과를 거둔 데는 IUT가 제공한 높은 수준의 교육과 실용적인 훈련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멀티 캠퍼스’ 가시화

인하대는 IUT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교육 협력사업 등 국제화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바쿠공과대학(BEU)과 함께 진행하는 교육 협력사업이 대표적이다.

BEU와의 교육 협력사업은 IUT의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한 ‘3+1 국가복수학위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현지 학생들은 인하대와 BEU가 함께 설계한 교육과정으로 3년 동안 BEU에서 교육 받은 뒤 1년을 한국에서 공부하고 복수 학위를 받는다. IT, 전자공학, 전기공학, 토목공학 등 4개 전공에서 매년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현재 복수학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BEU 재학생은 385명인데, 학사 운영 전반에 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교육 협력사업을 펼치고 있다. 2020년부터 하남예술직업학원과 협력해 이 학원에서 3년을 공부한 뒤 인하대에 편입해 복수 학위를 받는 ‘3+2 편입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 아동심리학 등 2개 학과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549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인하대는 이 밖에도 조지아, 우크라이나, 리투아니아에서 단독·복수 학위, 편입 프로그램과 세종학당 운영 등 국제화 교육 협력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튀르키예 이집트 벨라루스 등 동유럽과 북아프리카로 교육 협력사업 지역을 확대해 글로벌 멀티 캠퍼스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등록금 동결과 학령 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대학이 ‘대학 수출’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경쟁력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하대병원도 국제사회 공헌 사업 나서

인하대병원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펼치면서 인하대의 국제사회 공헌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21년부터 3년간 산업통상협력개발지원사업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에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을 구축했다. 우즈베키스탄 국공립 병원에 전산 프로그램을 개발·설치하고 원격 협진 시스템, 개인 의료 정보 공유 시스템, 유전자(DNA) 뱅킹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여기에 의료 정보의 발생, 교환, 분석에 대한 컨설팅도 진행했다. 우즈베키스탄의 국가 전략인 국가보건의료정보통합시스템 구축에 큰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하대병원은 키르기스스탄의 의료 서비스 발전을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의 지원으로 키르기스스탄 ‘국립 감염 병원 시뮬레이션센터’ 설립을 지원하면서 인력 양성, 센터 운영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인하대병원은 2021년부터 3년 동안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키르기스스탄 국립감염병원 의료진을 초청해 ‘치료 노하우’를 전수했다. 인하대병원은 국내 선진 의료 시스템과 노하우를 도움이 필요한 국가들에 전수하는 등 국제화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IUT는 지난 10년 동안 여러 성과를 거두며 국제 교육협력 사업에 선례를 남겼다”며 “IUT의 성공을 바탕으로 인하대가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전진기지인 글로벌 멀티 캠퍼스를 구축하고,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활동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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