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되팔이 서버 구매로 엔비디아 고사양 AI칩 입수"

김정아 2024. 4. 2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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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통해 중소 판매업체에서 슈퍼마이크로,델 등 서버 구매"
구매기관에 중국과학원,우주과학센터,항공연구센터 포함
대중수출규제, 다운스트림 공급망 통제 한계 드러나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엔비디아 로고. 사진=한경DB

미국이 금지하고 있는 엔비디아(NVDA)의 최고사양급 인공지능(AI)칩이 서버에 들어간 형태로 중국내에서 재판매 되면서 중국과학원, 우주과학센터, 국영항공센터 등 중국 정부기관에 이미 입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가 중국 공공기관의 수백개 입찰 문서를 분석한데 따르면, 중국의 국영연구기관과 대학, 10개 기업 등이 슈퍼마이크로컴퓨터(SCMI)나 델 테크놀로지(DELL), 대만의 기가바이트 테크놀로지 서버에 내장된 고급사양의 엔비디아칩을 입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엔비디아 AI칩 구매자 중에는 중국과학원, 산둥인공지능연구소, 후베이지진관리국, 산둥성 및 서남부 대학, 헤이룽장성 정부 소유의 기술 투자 회사, 국영 항공 연구 센터, 우주 과학 센터 등이 있다. 

특히, 작년 11월 20일부터 2월 28일 사이에 진행된 입찰에서 거래된 서버에는 엔비디아의 가장 진보된 AI칩 일부가 포함돼 있다. 미국은 작년 11월부터 엔비디아와 엔비디아 거래업체가 제3자를 통해 중국에 고사양 AI칩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사양 AI칩을 판매한 11개 판매자는 알려지지 않은 중국 소매업체였으며 미국의 수출 제한 전에 확보한 비축량을 판 것인지, 수출제한후에 구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이것이 우리 파트너가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제품 중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 델테크놀로지, 기가바이트 등 서버 제조사들도 관련법을 준수했다면서 관련 내용은 추가로 조사해보겠다고 밝혔다.

로펌 커클랜드앤드엘리스의 워싱턴 소재 파트너인 대니얼 저킨은 “다운스트림 공급망은 가시성이 부족해 제조업체가 모르는 상태로 중국에 반입될 수 있으며 제조업체가 충분히 실사했다면 미국 정부가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상무부는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산업보안국은 대중 수출이 제한된 반도체를 모니터링하고 최종 소비에 대한 점검과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로 구축된 시스템을 제3자가 재판매할 경우에도 미국의 수출 제한 사항을 준수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미국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해 재판매 됐다면 고객과 협력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라이선스가 필요한 지역 및 당사자에 대한 GPU 시스템 판매 및 수출에 대한 미국 요구 사항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자사 제품이 포함된 입찰과 관련하여 "수출 통제 규정 이전 중국에서 사용 가능했던 서버로 최대 규모의 AI 작업을 수행할 수 없는 구형 세대 또는 범용 서버"라고 말했으며 중국내 재판매업체는 자사 고객이 아니라고 밝혔다. 

델 대변인도 조사 결과 드러난 법인에 수출통제 칩으로 구성된 제품을 배송한 증거는 못 찾았으나 계속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기가바이트 역시 대만 법률과 국제 규정을 준수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드러난 내용은 중국 국영 기관의 구매 중 극히 일부가 나온 공공 데이터베이스(DB)에서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의 대중수출규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방군의 현대화나 극초음속 미사일 같은 무기 개발 등 군사 응용 분야에 최고사양 AI칩에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영기관의 구매는 여러 대의 서버와 수십 개의 금지된 칩으로 제한됐으나 로이터와 인터뷰한 7명의 분석가와 업계 임원에 따르면 AI모델을 훈련하고 고급 연구를 수행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기관들의 입찰은 71,500~186만 위안(약 1,357만원~3억5,317만원) 규모로 제품의 용도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중국 법률에 따라 국가 또는 국가 산하 구매자를 대표하는 조달 기관은 공급업체가 낙찰후 발표되고 계약을 체결하기전에 공급업체가 입찰을 이행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로이터는 낙찰업체가 발표된 입찰만 분석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수출 통제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회사와 사람들은 미국에서 수십만 달러의 벌금과 개인의 경우 최대 20년 징역형을 포함하여 민사 또는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지난 해 로이터는 미국이 수출 규제를 본격화하기전 6월 선전의 화창베이 전자시장에서 엔비디아 칩이 암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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