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울렁증 있다고요? AI랑 대화 해봐요"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4. 4. 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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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이 외국어 학습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옥스퍼드 영어사전(OED) 한국어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영어교육 관련 저서를 여럿 저술한 조지은 옥스퍼드대 아시아·중동학부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어를 배울 때 장벽인 '두려움' '울렁증'이 AI와 대화할 때 상당 부분 해소된다"며 "인간 교수자와 AI가 분업해 학습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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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은 옥스퍼드대 교수 인터뷰
회화 공부 초기에 생성형AI 효과적
영어교육 방식 자체를 확 바꿀것
자녀 조기영어 교육서 중요한건
독서 등 자연스러운 언어 노출
19일 서울 중구 아이포트폴리오 사무실에서 조지은 옥스퍼드대 교수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외국어 학습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옥스퍼드 영어사전(OED) 한국어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영어교육 관련 저서를 여럿 저술한 조지은 옥스퍼드대 아시아·중동학부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어를 배울 때 장벽인 '두려움' '울렁증'이 AI와 대화할 때 상당 부분 해소된다"며 "인간 교수자와 AI가 분업해 학습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디지털 영어 읽기 프로그램 '리딩앤' 운영사 아이포트폴리오가 주최하는 세미나에서 강연하기 위해 최근 한국을 찾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몇 살 때 영어를 공부해야 하나.

▷정해진 시기는 없다. 모국어가 어느 정도 정착된 다음에 배우는 게 중요하다. 두 살 정도면 대개 정착이 되지만 개인차가 있다. 그 과정에서 아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 대표적으로 부모와 대화를 하면서 모국어를 먼저 견고하게 습득해야 한다. 그다음 외국어를 배우는 게 좋다. 그 뒤에 아이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외국어에 노출시키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영어 유치원도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닌지.

▷그렇다. 절대로 영어 유치원에 보내지 말라, 이런 얘기는 안 한다. 영어가 아이에게 부담이나 스트레스로 작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유럽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는 걸 보면, 공부하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한다. 부담과 압력이 없으니 더 잘하게 되는 거다. 영어 유치원에 가서 즐겁게 영어를 배우면 괜찮다.

―영어공부할 때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에 순서가 있나.

▷없다. 의사소통에 있어 자신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말하기, 듣기를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맞지만 4개 영역을 엄격히 구분하기 어렵다. 예컨대 독서는 이 4개 영역을 모두 망라한다. 통합적 언어 공부가 독서에 녹아 있다. 언어를 쪼개서 보지 않고 맥락 속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또 읽기가 독서의 전부가 아니다. 독서를 통한 언어 경험 자체가 굉장히 복합적이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쓰며 '쓰기'를 연습할 수 있다. 소리 내서 읽으면 읽기와 듣기도 된다.

―독서를 통한 영어 공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영어를 노출시킬 수 있는 방법이 독서다. 부모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아이와 밥 먹을 때도, 놀 때도 영어를 할 수는 없지만 책은 같이 읽어줄 수 있지 않나. 아이도 부모를 따라서 같이 읽으며 말하기도 연습할 수 있다. 한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바꿔가며 지속할 수 있다.

―AI로 영어 공부를 하면 실제로 도움이 될까.

▷외국어로 대화를 할 때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외국어 두려움(foreign language anxiety)이다. 누가 내 영어에 대해서 조금만 불만을 표해도 위축된다. 그런데 지난해 워크숍을 하면서 발견한 게 있다. 사람이 생성형 AI와 대화를 했을 때 외국어 연습이 된다는 것이다. 외국어 두려움 정도도 낮아 거의 0에 가까웠다. 대화의 기복도 적다. 사람과 대화하다 보면 '업 앤드 다운'이 많은데 AI와 대화는 무난하다.

―AI가 담아내지 못하는 언어의 영역이 있을 것 같은데.

▷물론 그렇다. 정보를 전달하는 언어는 AI를 통해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주관을 표현하는 언어, 감정을 전달하는 언어를 배울 때는 인간이 필요하다.

―영어 학습에 좋은 책을 추천해줄 수 있나.

▷별도 목록은 없다. 한국 부모들은 좋은 책 리스트를 갖고 있지만 영국 부모들은 없다. 자기가 찾아서 읽는 게 중요하다. 강요해서 읽은 책과 자기가 좋아해서 읽은 책은 다르다. 만화책이 좋으면 만화책을 읽으면 된다. 내 작은 아이는 만화책을 좋아해서 그걸 읽게 했다. 부모가 독서 경로까지 정해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일 좋은 방법은 아이들과 같이 도서관에 가는 것이다.

―옛날엔 표준 영어라는 게 있었다. 지금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각자 '브로큰 잉글리시'(엉터리 영어)를 말한다. 그래도 괜찮나.

▷괜찮다. 이제는 '월드 잉글리시'의 시대다. 이제 몇 년 있으면 영어를 두 번째 언어, 세 번째 언어로 습득한 사람이 모국어 인구의 2배가 될 거다. 이제 영어의 형태적인 굴레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한국인에게도 더 좋은 거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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