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유일 女전문위원 “기업과 소통 중요...이사회 다양성은 시대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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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재가 아닌 소통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22일 국민연금 소속 전문위원회 중 유일한 여성위원인 이연임 수탁자책임전문위원(법학 박사)은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활동에 있어 가장 주효한 수단으로 기업과의 대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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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아닌 소통으로 기업가치 개선
주총 시즌마다 기업자료 열공 나서
기업이사회 성별다양성 고려하도록
연기금 의결권행사 지침개정 견인
기업지배구조 개선점 발굴도 노력
22일 국민연금 소속 전문위원회 중 유일한 여성위원인 이연임 수탁자책임전문위원(법학 박사)은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활동에 있어 가장 주효한 수단으로 기업과의 대화를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요 상장사의 최대주주이거나 지분을 5% 이상 가진 ‘큰손’이다. 꾸준한 소통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끌어낼 수 있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와 함께 연금 자산의 고갈 속도를 늦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자본시장 33년 경력인 이 위원은 매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되면 ‘기업 열공 모드’에 돌입한다. 수책위가 의결권 행사를 담당하는 상장사들이 보낸 IR 자료들은 회사당 100페이지를 넘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며 숙지한다.
그는 “국민연금과 대화를 할 때 본인(기업)들이 노력한 과정과 개선 절차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할 것을 권유드린다”며 “누군가는 그 많은 자료를 꼼꼼히 읽어보고 해당 사항에 대해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내년부터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시 상장사(시가총액 2조원 이상)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을 고려하도록 수탁자책임활동 지침 개정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수책위에서 해당 안건을 발제했을 때, 기업 경영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내부의 반대가 적진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하며 반대파 설득에 나섰고, 결국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최종 심의도 통과했다. 이 위원은 “미국은 성별뿐만 아니라 인종 다양성도 고려하고 있고, 유럽도 여성 임원 비율 지침이 우리나라보다 높다”며 “글로벌 연기금 톱3인 국민연금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침 개정이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주장에 대해선 “현행법상 벌칙 조항이 없을 뿐이지, 성별 다양성 법령은 이미 2022년부터 시행 중”이라며 “법령을 준수하고 있지 않은 일부 소수의 회사가 경각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영국, 일본은 코드 개정을 통해 단기 수익성과가 아닌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한국도 장기 밸류업 관련 시장과 보조를 맞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수책위원으로서 임기 2년 차에 접어든 그는 국민의 노후 자금을 관리하는 기관에서 일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두 번 보내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적 이유로 손꼽히는 기업 지배구조 이슈에 관해 관심이 많아져 관련 연구와 개선과제 발굴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 위원은 “능력 있는 경영진이 맘껏 일할 수 있도록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며 “향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활동 관련 제도, 정책 개선과제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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