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픈’ 고분양가 풍속도…2030 청약 당첨자 줄고 분양권 기웃 [한양경제]

권태욱 기자 2024. 4. 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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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급등에 재건축단지 분양가도 덩달아 치솟아
신반포 22차, 공사비 두배 인상…역대 최고가 경신
“분양원가 공개” 등 요구…전문가 “적정성 따져야”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서울 시내의 재건축 공사 단지 모습. 연합뉴스

공사비 급등에 분양가도 덩덜아 치솟자 실수요자들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재건축조합들이 공사비 급등으로 떨어진 사업성을 보완하기 위해 분양가격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사비를 3.3㎡당 1천300만원으로 올리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정비사업 공사비 중 역대 최고가로 꼽혔던 서초구 방배삼호 12·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공사비(3.3㎡당 1천153만원)를 넘어선 금액이다.

조합은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현대엔지니어링과 3.3㎡당 569만원에 계약을 맺었지만,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에 따라 7년 만에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공사비를 증액했다.

당초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 측에 공사비를 3.3㎡당 1천39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양측이 협의를 거쳐 1천300만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힐스테이트’로 계약됐던 단지를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로 바꾸면서 마감재 등이 바뀌며 공사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반 분양가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부터 조합에 제안해 온 일반분양가는 3.3㎡당 최저 8천500만원이다.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조합은 2020년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3.3㎡당 공사비 512만원에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해부터 공사비 증액 협상을 이어온 끝에 지난달 3.3㎡당 784만원으로 공사비를 올리기로 합의했다.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평균 2천300만원대에서 2천800만원대로, 일반 분양가는 3.3㎡당 평균 3천만원대에서 4천250만원대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 일반 분양가격은 2020년 당시 10억3천867만원으로 추정됐으나 이번에는 14억8천28만원으로 42.5%나 올랐다. 조합원 분양가는 약 7억7천997만원에서 9억7천527만원으로 25% 오를 전망이다.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청약 자체를 포기하는 젊은층들이 늘고 있는가하면 분양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2천561만3천522명으로, 전년 동기 2천638만1천295명보다 76만7천773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의 청약 당첨자 연령대별 데이터(3월 25일 발표 기준)를 분석한 결과, 청약 당첨자 가운데 50대 이상 장년층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9.65%였던 50∼60대 이상 당첨자 비율은 2022년 19.77%, 지난해 20.46% 등 점차 증가하고 있다. 연령별로 50대 이상 당첨자 비율은 지난해 13.69%에서 올해 15.28%로 1.59%포인트 늘었고, 60대 이상은 지난해 6.77%에서 올해 7.72%로 1%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반대로 2021년 80.35%를 차지했던 30대 이하와 40대 당첨자 비율은 2022년 80.23%, 2023년 79.54%, 올해 77%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30대 이하 당첨 비율은 지난해 52.03%에서 올해 49.69%로 줄었고 40대 당첨 비율도 지난해 27.52%에서 올해 27.31%로 감소했다.

프롭테크 기업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의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9천500건으로 직전 분기(9천95건)보다 약 4% 증가했다. 수도권은 거래량이 약 13% 감소한 반면 지방은 10%가량 늘면서 전체 거래량을 이끌었다.

실수요자들은 공사비 증가로 인한 분양가도 오르자 “분양원가 공개하라”, “내집마련 언제 하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건비와 자재비, 금융비용 등 ‘3중 쇼크’로 공사비를 대폭 인상하는 현장이 계속 나올 것으로 전망하면서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수요자들은 지역 내 분양가 격차를 고려해 반드시 입지에 따른 가격 적정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며 “신규 분양과 구축 아파트, 경매, 분양(입주)권 등 여러 유형을 고루 비교하면서 가성비 높은 주택 매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태욱 기자 lucas45k@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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