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 하고 뭐했어요?” 복지관 ‘채용 갑질’

조해영 기자 2024. 4. 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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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 지자체 노인복지관 채용에 지원한 ㄱ씨가 면접관으로부터 들은 질문이다.

23일 국민권익위원회는 복지관 기간제 근로자 채용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해당 지자체에 지원자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이행하도록 조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에는 한 회사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주말 근무나 야근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면서 "'사축인간'도 될 수 있냐"고 말한 사실이 제이티비시(JTBC) 보도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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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부적절한 발언’ 사과와 재발 방지 조처
게티이미지뱅크

“그 나이 먹도록 결혼도 하지 않고 뭐 했나요?”

지난달 한 지자체 노인복지관 채용에 지원한 ㄱ씨가 면접관으로부터 들은 질문이다. 이 면접관은 다른 지원자에게는 “인상은 좋은데 기가 세게 생겼네요”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23일 국민권익위원회는 복지관 기간제 근로자 채용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해당 지자체에 지원자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이행하도록 조처했다고 밝혔다.

당시 ㄱ씨는 면접관의 질문에 불쾌함을 느끼고 면접이 끝난 뒤 항의했지만 복지관 쪽은 형식적인 사과만 했다고 한다. 권익위는 복지관이 속한 지자체에 재발 방지를 위해 관내 복지관에 채용 업무 안내서를 배포하고, 자질을 갖춘 면접관을 위촉하도록 했다.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구직자에게 키, 출신, 혼인 여부처럼 업무와 무관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수집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구직자들이 채용 과정에서 부적절하고 불쾌한 질문을 받고는 한다.

지난해 6월에는 한 회사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주말 근무나 야근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면서 “‘사축인간’도 될 수 있냐”고 말한 사실이 제이티비시(JTBC) 보도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사축인간은 회사와 가축을 합한 단어다. 면접관은 지원자가 “사축까지는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자 “평가지에 적고 있으니 말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이 지원자는 불합격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정보 플랫폼 ‘잡플래닛’도 이처럼 지원자들의 분노를 일으키는 무례한 면접 후기들을 지난해 공유한 바 있다. 성격이 내성적인 편이라 취미생활도 집에서 한다는 지원자에게 “마약 하냐”고 물어본 회사가 있었는가 하면, 자녀가 없다는 지원자에게 “불임이세요?”라고 물은 경우도 있었다. “자격증이 많은데 직접 딴 게 맞냐”며 비아냥거리거나, “왜 태어났냐. 하나님 믿냐. 믿어야 한다”며 종교를 강요한 면접관도 있었다.

당시 잡플래닛은 “채용 갑질을 일삼는 곳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현상이 있었다. 지원자의 실력과 자질 검증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이라며 “이런 면접 질문을 받은 사람들 상당수는 불쾌함을 기본적으로 느꼈고 합격 뒤 안 가기로 결심하거나, 붙었어도 안 갔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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