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도 수박도 제일 잘 고르는 이 직원…롯데마트서 ‘AI’가 하는 일

조유빈 기자 2024. 4. 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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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프로젝트에 AI 본격 활용…수박 속·참외 병해 여부도 판단
삼겹살 비계량 분석해 유통…‘비계 삼겹살’ 논란 불식
롯데마트 측 “고객 불만족 사례 대폭 개선 기대”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마트의 제1 경쟁력인 '신선도'를 입증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롯데마트는 이날 AI가 고른 수박과 참외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사과, 멜론 등 AI가 선별한 과일들을 출시해 온 데 이어, 삼겹살 등 신선식품 검품에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신선 프로젝트에 힘을 주고 있다. 사람이 미처 볼 수 없었던 내부 결함과 병해 여부 등을 'AI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들의 불만족 사례도 줄어들 것이라고 롯데마트는 기대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과일 매장에 판매하는 수박과 참외. AI 선별 시스템을 통해 품질을 검증했다. ⓒ롯데마트 제공

신선식품 '검증' 나선 AI…고객 불만족 사례 줄어

롯데마트는 올해 도입한 AI 선별 시스템을 통해, 균일한 품질의 과일을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진행한 수박과 참외의 품질 개선 작업에 이어, 더욱 고도화된 품질 관리를 위해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맛'과 '품질'이 과일 구매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점에 주목해, 두 가지를 검증할 수 있는 방안으로 AI를 활용했다.

AI 선별 시스템은 광학적 특성을 이용해 과일의 당도를 체크하는 기존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서 한 단계 진화한 모델이다. 선별기에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기반 첨단 AI를 활용한 농산물 품질 판단 시스템을 더했다. 이를 통해 중량과 당도뿐 아니라 수분 함량, 후숙도도 파악할 수 있으며 바이러스 등 병해 여부도 확인 가능하다.

롯데마트는 과거에도 AI 선별 시스템을 적용해 멜론, 천도 복숭아, 사과 등 과일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에는 사과 중 '부사'의 저장 말기인 5월에 원물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AI로 당도와 품질을 검증한 사과를 판매했다. 사람의 눈이나 비파괴 당도 선별기로는 골라낼 수 없었던 결함 상품들을 선별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들의 불만도 대폭 줄었다는 설명이다. 2022년 AI 선별을 통해 선보인 멜론의 경우, 고객 불만 건수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개선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수박은 선별사가 두드려서 판단하는 방법이 유일했지만, 이번 AI 선별 시스템 도입을 통해 수박의 내부 갈라짐, 미숙(덜 익은 상태)과 과숙(지나치게 익은 상태) 등 속 상태를 체크할 수 있게 됐다. 노균병 등 참외의 결함도 AI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롯데마트 측은 지난해 수박에 대한 고객 불만족 사례 대부분이 수박 속 문제였던 만큼,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불만 사례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겹살 품질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AI) 선별 시스템 ⓒ롯데마트 제공

과일부터 축산까지…삼겹살 비계도 AI로 체크

최근 롯데마트는 '신선도'에 초점을 두고, '신선을 새롭게'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AI는 이를 뒷받침하는 힘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일부 유통업체가 판매한 '비계 삼겹살'에 대해 소비자들의 공분이 터져 나오자, 대형마트는 올해 삼겹살데이(3월3일)을 앞두고 삼겹살 품질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 바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월 진행된 신선 프로젝트의 대표 품목으로 '삼겹살'을 지정하고, AI 선별 시스템을 활용해 삼겹살 검품에 나선 바 있다. AI 선별 시스템이 삼겹살 단면의 빛깔을 분석해 붉은 부분은 살코기, 흰 부분은 기름으로 분별하는 방식이다. 균일한 품질을 위해 직영 상품과 브랜드 상품, 수입산 삼겹살까지 상품 관리 기준을 통일했고, 지방이 전체 고기 단면의 30%가 넘으면 검품 과정에서 탈락시키면서 비계 삼겹살 논란을 차단했다.

수박이나 참외 등 가시적인 판단이 어려운 과일에도 본격적으로 선별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롯데마트의 AI 활용 범위는 더 넓어졌다는 평가다. 롯데마트 측에 따르면 AI를 통해 선별된 상품의 품질은 보장되지만, 혹시라도 결함이 발견된 경우 100% 환불이 가능하다.

정혜연 롯데마트·슈퍼 신선1부문장은 "수박과 참외가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맛과 품질에 대한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AI 선별 시스템'을 통해 품질 검증을 완료한 상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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