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영화 보러 가시게라~”…영암군, 버스 대절해 '효도 관람'

정대하 기자 2024. 4. 2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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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 읍내 극장 가서 영화 보시게라."

이상철(72·서호면 성재리)씨는 "동네 분 열 넷이랑 오랜만에 읍내 영화관에를 가봤오. '서울의 봄' 영화를 봤는디 재미지드마. 실감도 나고"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덕진면을 시작으로 올해 연말까지 영암군 11곳 읍·면 마을 어르신들이 차례로 영화관을 찾는다.

영암군은 어르신들의 영화 관람 편의를 위해 마을 앞까지 '관광버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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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금 활용한 무료 영화관람 서비스
지난 19일 영암군 서호면 65살 이상 주민들이 영암읍 영암기찬시네마에서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영암군 제공

“엄니, 읍내 극장 가서 영화 보시게라.”

이상철(72·서호면 성재리)씨는 “동네 분 열 넷이랑 오랜만에 읍내 영화관에를 가봤오. ‘서울의 봄’ 영화를 봤는디 재미지드마. 실감도 나고”라고 말했다.

전남 영암군 주민들은 1970년대 영암중앙극장이 문을 닫은 뒤 40여년 동안 광주나 목포에 나가야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2020년 12월 읍내에 영화관이 생겼지만, 농한기가 와도 운전이 힘든 노년층이 대부분인 주민들 소일거리는 경로당 화투놀이가 전부였다.

영암군은 최근 고향사랑기금사업 1억원을 활용해 ‘엄니 영암 극장 가시게’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65살 어르신들을 관광버스에 태워 읍내 극장으로 가 영화 관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 18일 덕진면을 시작으로 올해 연말까지 영암군 11곳 읍·면 마을 어르신들이 차례로 영화관을 찾는다.

2022년 12월 군이 지어 개관한 기찬시네마는 매주 수·목·금요일 오전 어르신들을 초청한다. 영암군은 어르신들의 영화 관람 편의를 위해 마을 앞까지 ‘관광버스’를 보낸다. 관광버스 2대가 코스를 짜 마을을 차례로 돈다. 하루 평균 관람객은 하루 60~70명 정도다. 이 사업으로 영암지역 어르신들은 영화 관람비(경로우대 6천원)와 버스비를 따로 내지 않고도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최근 어르신들이 관람한 영화는 ‘길위에 김대중’과 ‘서울의 봄’이다.

지난 19일 영암군 영암읍 기찬시네마에서 서호면 어르신들이 영화를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영암군 제공

영암군은 관련 사업비를 고향사랑기금으로 마련했다. 영암군은 고향사랑기부금법에 따라 지난해 고향사랑기부금 12억3600만원을 모금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2위에 해당하는 성과였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자가 주소지 외의 자치단체에 고향사랑 기부금을 기부하면 세액 공제와 기부금액 30% 안에서 답례품을 증정받을 수 있다.

어르신 영화 관람 사업은 평가가 좋다. 영암군은 12월 말까지 11개 읍·면 5000여명의 어르신이 영화 한 편씩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영화관에서 상영하길 원하는 영화 수요조사를 하고, 추억의 명화도 상영해 어르신들의 만족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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