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닛산의 미드십 AWD 프로젝트 - 닛산 미드 4 모델 히스토리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2024. 4. 2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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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기술력 발전을 대표한 스포츠카, 미드4
미드4-II의 개발에도 양산 포기해 아쉬움 남겨
닛산 미드4-II
[서울경제] 1980년대,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 닛산(Nissan)은 일본은 물론이고 전세계 여러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을 뿐 아니라 브랜드의 모든 기량, 그리고 열정을 쏟아 붓는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이뤄내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자신감 덕분일까? 닛산은 자신들의 기술력을 입증하고 한층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로 ‘슈퍼카’들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미드십 구조에 사륜구동를 적용한 슈퍼 스포츠카의 개발이 그 목표였다.

컨셉 모델로 그쳤지만 닛산의 미드십 레이아웃과 사륜구동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차량, 미드 4는 어떤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닛산 미드4
1985, 프로젝트의 첫 결과 ‘미드 4′

1984년, 닛산은 브랜드 내의 젊고 유능한 엔지니어 및 디자이너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스포츠카 개발에 나섰다. 프로젝트를 이끈 리더는 스카이라인의 아버지로 불린 사쿠라이 신이치로(Sakurai Shinichiro)였다.

이미 스카이라인과 이를 기반으로 한 완성도 높은 GT-R를 보유하고 있던 닛산이지만 더욱 매력적이고 완벽한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국,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브랜드들과 같이 ‘미드십 레이아웃’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닛산 미드4
그리고 나아가 ‘강력한 출력’ 만으로 빨리 달릴 수 없고, 보다 정교한 기술력, 그리고 ‘출력의 낭비’를 방지하는 요소들이 더해져야 더욱 기민하고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배경 또한 더해지며 ‘새로운 스포츠카 개발’의 필요성이 커졌다.

그 결과, 198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미드4(MID4)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미드4는 당대 일본 스포츠카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실제 미드4는 로터스 에스프리, 페라리 테스타로사 등의 디자인과 유사한 모습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닛산 미드4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미드4는 4,150mm의 짧은 전장과 2,435mm의 휠베이스를 통해 컴팩트 미드십 스포츠카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만 실내 공간은 여느 일본의 차량들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었다.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242마력을 내는 자연흡기 구조의 V6 3.0L 엔진이 탑재됐고 5단 수동 변속기, 그리고 향후 아테사 E-TS로 이어지는 닛산의 ‘차세대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됐다. 참고로 출력 배분은 전륜에 33%, 후륜에 67%였다.

닛산 미드4
여기에 이후 GT-R 등에 적용되어 육중한 체격에도 민첩한 운동 성능을 구현할 수 있던 사륜조향 시스템인 HICAS, 그리고 더블 위시본과 멀티 링크 구조의 서스펜션 및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이 더해져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했다.

다만 미드4는 ‘기술 실증’에 초점이 맞춰진 차량이었고, 엔지니어들 역시 곧바로 후속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닛산 미드4-II
완성도를 높인 미드십 스포츠카, 미드4-II

미드4가 공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닛산의 엔지니어들은 ‘새로운 미드십 스포츠카’ 컨셉 모델을 완성하고 이를 1987년,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하며 업계 관계자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드4-II라는 이름 아래 개발된 새로운 미드십 스포츠카는 더욱 세련된 스타일링, 그리고 전반적으로 완성도를 높인 구성을 통해 ‘미드십 스포츠카 시장’에서 닛산의 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닛산 미드4-II
차체를 비롯해 기본적인 구성에 있더 이전의 미드4와 많은 부분을 공유한 만큼 차량의 전장이나 휠베이스 등 기본적인 체격은 완전히 동일했지만 더욱 세련된 실루엣의 차체와 공기 역학을 고려한 디자인 등이 ‘높은 완성도’를 예고했다.

여기에 더욱 커진 에어 밴트와 리어 윈도우 너머에 두툼하게 배치된 엔진 유닛의 부품 일부가 이전의 미드4보다 더욱 강력한 성능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독특한 디자인의 매력을 자아내 더욱 특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닛산 미드4-II
실내 공간의 구성은 기존의 미드4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일부 디테일의 변화가 더해졌고, 더욱 세련된 스타일의 대시보드, 그리고 계기판의 클러스터 등이 더해져 ‘시간의 흐름’을 보다 선명히 드러냈다.

미드4-II의 핵심은 파워트레인 개량에 있다. 기존의 V6 3.0L 엔진이 242마력을 낸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330마력(PS)와 39.0kg.m에 이르는 우수한 출력을 구현해 절대적인 운동 성능의 개선을 이뤄냈다.

닛산 미드4-II
여기에 5단 변속기와 사륜구동계, 그리고 미드4에 적용됐던 더블 위시본과 멀티 링크 구조의 서스펜션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외에도 더욱 정교하게 개량된 HICAS 시스템 등이 더해져 보다 우수한 운동 성능을 구현했다.

데뷔하지 못한 미드4-II

미드4-II의 등장은 말 그대로 모두의 이목을 끌었고, Z와 GT-R에 이은 닛산의 새로운 스포츠카, 혹은 기존의 스포츠카에 ‘미드십 레이아웃’이라는 꿈의 구조를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현시킬 것 같았다.

닛산 미드4-II
그러나 닛산은 미드4-II의 양산을 결정하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드4-II는 기술적으로는 우수한 차량이었지만 좁은 공간과 성능 대비 부족한 섀시 강성, 그리고 ‘차량의 가격’ 등 많은 부분의 난관이 산재한 차량이었다.

대신 닛산은 미드4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획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강력한 GT-R의 기반이 되는 아테사 E-TS 및 HICAS를 구현하고 완성하는 ‘성과’를 올리며 R&D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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