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 품은 세븐일레븐의 고민: '아직은 먼 꿈' 편의점 3강

김하나 기자 2024. 4. 2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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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통합
인수 이후 2년 만에 완료해
편의점 3강 꿈 이룰 수 있을까
편의점 점포 수·실적 면에서
CU·GS25 양강 벽 견고해
세븐일레븐이 풀어야 할 과제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합병 작업을 사실상 완료했다. 2022년 인수 이후 2년 만이다. 하지만 이를 발판으로 세븐일레븐이 CU, GS25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점포 수나 실적 면에서 두 업체의 벽이 워낙 높아서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랐다는 점도 세븐일레븐엔 부담스러운 변수다. 세븐일레븐의 '1+1 전략'은 과연 2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세븐일레븐이 최근 미니스톱 통합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사진=뉴시스]

편의점 세븐일레븐(운영사 코리아세븐)이 '미니스톱'을 통합하는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2022년 미니스톱을 인수한 지 2년여 만이다. 세븐일레븐은 당시 3133억원을 투자해 일본 이온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를 기점으로 코리아세븐은 전국 2600여개의 미니스톱을 세븐일레븐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꿔 달지 않은 미니스톱 점포는 이제 10여개밖에 남지 않았다. 세븐일레븐 측은 "4월까지 미니스톱 점주들과 협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미니스톱을 인수한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CU(운영사 BGF리테일)와 GS25(운영사 GS리테일)가 이끌고 있는 편의점 '양강 체제'를 '3강 체제'를 바꾸고, 국내 최초 편의점이란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다.

세븐일레븐은 CU(1990년), GS25(1990년)보다 1년 앞선 1989년 1호점을 열었다. [※참고: BGF리테일은 1990년 일본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2년 독자 브랜드 CU로 전환했다.]

하지만 2021년 점포 수가 1만5000개를 넘어선 경쟁사들과 달리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는 1만1173개에 머물렀다.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인수를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미니스톱을 품은 세븐일레븐은 '기대했던 3강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인수 효과가 미미하다.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는 2022년 1만4265개에서 지난해 1만3130개로 되레 줄었다. 세븐일레븐 측은 "점포 수 확대가 아닌 매출 확대가 목표"라며 "미니스톱 통합 과정에서 점포 효율화 작업을 진행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점포 수가 1년 새 1135개나 감소한 건 좋은 시그널이 아니다.

재무 상태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미니스톱 합병 작업에 착수한 2022년 세븐일레븐의 매출은 전년 대비 27.5%(4조2778억원→5조4540억원) 늘어났다. 2023년에도 같은 기간 4.35% 증가한 5조691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 1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2년 적자(-49억원)로 전환했고, 손실폭은 지난해(-551억원) 더 커졌다. 미니스톱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쏟아부은 '투자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손실이 쌓인다는 건 재무적으로 위험한 변수다.

그렇다고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CU나 GS25처럼 '해외시장'을 맘놓고 개척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CU와 GS25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지 오래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2018년 해외에 첫 진출한 CU는 몽골ㆍ말레이시아 등에서 운영 중인 점포 수가 539개에 달한다.

CU와 마찬가지로 2018년 세계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GS25 역시 베트남ㆍ몽골에서 548개(이하 올해 3월 기준)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본사에 로열티를 지불하는 세븐일레븐의 해외 진출은 녹록지 않다. 결국 세븐일레븐으로선 미니스톱을 품은 '1+1 전략'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회사 관계자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편의점'이라는 본질적인 업業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미니스톱의 합병이 긍정적인 변곡점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니스톱을 합병한 세븐일레븐은 과연 CU와 GS25가 이끌고 있는 편의점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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