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훼손한 수원 화성행궁, 119년 만에 제 모습 되찾았다

이정하 기자 2024. 4. 2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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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철거됐던 수원 '화성행궁'이 119년 만에 완전한 모습으로 복원됐다.

1989년 시작된 화성행궁 복원사업이 우화관·별주 복원을 끝으로 35년 만에 마무리됐다.

수원시는 '화성행궁 우화관·별주 복원사업'을 마무리하고, 24일 개관식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정부가 1989년 행궁 전체를 부수고 현대식 건물을 지으려하자 시민들이 '수원화성행궁 복원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대응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복원사업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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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만에 복원 작업 마무리
2단계 복원사업을 마친 화성행궁 전경. 수원시 제공

일제강점기에 철거됐던 수원 ‘화성행궁’이 119년 만에 완전한 모습으로 복원됐다. 1989년 시작된 화성행궁 복원사업이 우화관·별주 복원을 끝으로 35년 만에 마무리됐다.

수원시는 ‘화성행궁 우화관·별주 복원사업’을 마무리하고, 24일 개관식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우화관은 임금을 상징하는 ‘전’이라는 한자를 새긴 나무패를 둔 화성유수부 객사로 1789년 화성행궁에서 가장 먼저 건립된 건물이다. 객사는 지방 수령이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 앞에서 의례를 행하는 곳이면서 관아를 방문하는 관리나 사신들이 머문 장소다. 건립 당시 이름은 팔달관이었는데, 1795년 을묘년 행차 때 정조의 명으로 우화관으로 바뀌었다.

별주는 임금이 행차할 때 음식을 준비하고, 임금이 머물 때 대접할 음식의 예법을 기록한 문서를 보관하는 장소였다.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1795년) 때에는 별주에 처마를 덧붙여 만든 임시 건물 12칸에서 잔칫상을 준비하기도 했다. 별주는 제사에 쓰이는 제물, 임금의 수라, 반과, 왕실 잔칫상에 필요한 식재료를 준비하고, 조리하는 것을 관리하는 일종의 관서였다. 정조 승하 이후 분봉상시로 이름이 바뀐 별주는 현륭원과 건릉, 화령전에 올릴 제물을 마련하고, 이와 관련된 문서를 정리 보관하는 곳으로 쓰였다.

화성행궁 복원사업이 마무리된 건 35년 만이다. 화성행궁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수원부 읍치 자리(화성시 융릉)로 이장하고, 신읍치를 팔달산 기슭으로 옮기면서 1789년(정조 13년) 건립한 곳으로, 평상시에는 관청으로 사용하다가 임금이 수원에 행차할 때는 임금과 수행 관원들이 머무는 궁실로 이용했다. 조선시대 지방에 건립된 행궁 중 최대 규모다. 정조는 모두 13차례 화성행궁에 머물렀고, 1795년에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 잔치를 행궁에서 거행했다.

일제강점기 때 파괴되면서 1989년까지 경기도립병원, 신풍초등학교 등으로 사용된 화성행궁. 수원시 제공

19세기 말까지 궁실이자 관청으로 제 기능을 했던 화성행궁은 1905년부터 학교나 병원, 경찰서 등으로 쓰이면서 훼손되기 시작했다. 1923년 일제가 화성행궁 일대를 허물고, 경기도립병원을 신축하면서 화성행궁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다. 정부가 1989년 행궁 전체를 부수고 현대식 건물을 지으려하자 시민들이 ‘수원화성행궁 복원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대응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복원사업이 시작됐다.

수원시는 화성행궁의 중심 건물인 봉수당을 시작으로 행궁안 482칸을 복원하는 등 2002년 1단계 복원사업을 완료했다. 이후부터 신풍초등학교 이전 등의 절차를 거쳐 이번에 우화관 등 2단계 사업을 마치고, 시민들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개관식은 24일 오후 2시30분 화성행궁 우화관 바깥마당에서 열린다. 이재준 수원시장이 화령전 운한각에서 정조대왕에게 화성행궁 개관을 고하는 고유제로 시작해 우화관 현판 제막식 등이 이어진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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