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interview] 경기장 바깥의 ‘어시스터’ 이명수 에이전트, “저는 선수의 동반자이자, 때로는 친한 형이죠” (1편)

포포투 2024. 4. 2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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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E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축구에서 골을 넣기 위한 필요조건은 ‘어시스트’다. 어시스트가 없다면 승리라는 명제는 성립할 수 없다. 축구 선수들이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해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또 다른 ‘어시스터’가 바로 ‘에이전트’다.


축구 에이전트 이명수는 독일과 영국에서 활약 중인 ‘이재성, 백승호’ 선수를 경기장 바깥에서 어시스트하고 있다. “저는 선수들의 친구이자 동반자, 때로는 친한 형이죠.” 그가 생각하는 ‘에이전트의 역할’이다. 에이전트는 단순히 중개인의 역할만을 수행하지 않는다. 깊숙이 파고들다 보면 그 의미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광범위하다.


그는 처음부터 에이전트로 활동하지는 않았다. 대학생 시절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우연한 계기로 축구 기자를 시작해 축구 산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또 다른 계기를 통해 축구 에이전트로 전향했다. 현재 SJ 스포츠에서 우리나라의 대표 선수 ‘이재성, 백승호’를 담당하는 에이전트로서 또 다른 축구인의 삶을 살고 있다. 에이전트가 생소한 이들,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이명수 에이전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언제부터 축구를 사랑하게 되었나요?


정말 어렸을 때 저의 기억이 유효한 시절부터 축구를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 만화 영화를 보는 것보다 축구 중계 보는 것을 더 좋아할 정도였죠(웃음).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은 보통 밤 9시나 10시쯤 자는데, KBS 9시 스포츠 뉴스를 보고 잠드는 게 루틴이었어요. 생각해 보면 정말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고 그래서 ‘지금까지도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죠.


-에이전트라는 직업은 많이 알려졌지만, 정확한 업무와 생활에 대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에이전트는 선수의 동반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선수의 계약, 이적 협상 등 간단한 업무뿐만 아니라 축구 산업이 확장되며 광고나 인터뷰 등 미디어 관련 업무들도 같이 보게 되는 편이에요. 그리고 선수의 생활적인 부분에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예를 들면 최근에 백승호 선수가 영국으로 입성하면서 집을 구해야 했어요. 그때 이사하는 과정도 돕고, 이사를 한 이후 가구 조립도 같이했습니다. 서두에 얘기했듯 어떨 때는 동반자이자 친구, 또 어떨 때는 친한 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에이전트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해외에 나가서 지내는 생활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 자체가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반대로 단점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해요. 비행기와 차를 많이 타야 하는 특성 상 이동이 많다는 단점이 있죠. 이 부분을 좋아하는 사람도, 반대로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어 같은 주제이지만 장점과 단점으로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축구 기자’에서 ‘에이전트’가 되기까지


에이전트는 선수가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관련된 다양한 업무들을 맡아 도와주는 업무를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선수에게 친구이자 가족과 같은 존재로 힘을 불어 넣는다. 이명수 에이전트가 말한 에이전트의 역할이다. 더불어 직업 특성상 해외 생활이 많다는 점을 설명하며 그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수 에이전트는 어떨 때는 동반자이자 친구, 또 어떨 때는 친한 형이 되어주고 있다. 에이전트로 활동하며 선수들의 ‘어시스터’로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에이전트로 축구 산업에 첫발을 내딛지는 않았다. 우연한 계기로 축구 기자를 시작한 그는 인터풋볼과 골닷컴에서 선수들이 흘리는 땀방울을 글로 써 내려갔다.


-처음부터 에이전트를 꿈꾸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에이전트를 꿈꾸지는 않았어요.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고, 그런 과정을 밟다 보니 에이전트가 되었어요. 일을 시작하는 데 있어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주변 환경에 따라서도 기회가 있을 수 있어요. 저 또한 정말 좋은 기회가 찾아와 에이전트를 할 수 있었어요. 제 회사 대표님이 이재성 선수의 친형이세요. 그 분께서 저에게 좋은 기회를 주신 덕에 힘을 합쳐 에이전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축구 기자가 된 과정도 정말 궁금해요


저는 처음에 인터풋볼에서 처음 축구 기자 생활을 시작했어요. 그 계기가 FC 서울에서 대외활동을 하며 마련됐어요. FC 서울 담당자와 정지훈 포포투 편집장님 두 분이 친하세요. 그리고 제가 서울에 있을 때 일을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FC 서울 쪽에서 ‘한 번 만나봐라’라는 식으로 추천을 해줬어요. 이런 방식으로 빌드업이 됐죠. 언제 어디서든 항상 열심히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에이전트로 전향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큰 이유는 없었어요. 저는 하고 싶은 대로 인생을 사는 스타일이에요. 기자 시절에도, 에이전트 시절에도 그냥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하게 됐죠. 특별한 계기라든가 이유는 없었고, 열정 하나에 따라 이끌려서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축구 기자에서 에이전트로 전향하시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요?


안 그래도 주변 축구 기자들한테 농담 삼아서 얘기도 많이 하는데, 경기장 갈 때 노트북을 안 들고 가는 게 참 좋아요(웃음). 그리고 축구를 조금 더 편안하게 볼 수 있죠. 사실 기자일 때는 기사를 동시에 써야 하니까 경기를 제대로 못 봐요. 그러다 보니 축구를 조금 더 즐길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한 거죠. 기자는 관찰자의 입장이지만 에이전트는 선수 옆에서 함께하는 존재이다 보니, 조금 더 안에서 돌아가는 상황이나 메커니즘을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입장이 됐어요.


# ‘에이전트’의 시선에서 다시 바라본 축구


이명수 에이전트는 축구 기자와 에이전트 모두 ‘우연한 계기’를 통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좋은 기회가 찾아와 두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결국 그 운을 만든 요인은 ‘열정’이었다. 축구만을 바라보는 열정을 품고 열심히 살아왔기에 그는 어린 시절부터 원하던 축구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었다.


이명수 에이전트는 축구 기자에서 에이전트로 변화를 택하며 축구를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기자 시절에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축구를 바라봤다면, 이제는 에이전트로 일하며 선수와 축구에 더욱 깊숙이 밀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기가 있을 때 기사를 쓰지 않아 축구를 더욱 즐겁게 바라볼 수 있다고도 이야기했다.


-이제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보신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을까요?


저번에 카타르 월드컵을 다녀왔는데, 사실 출장 계획을 조별 예선까지만 잡았어요. 그래서 정말 안타깝게도 백승호 선수가 브라질 전에서 골 넣는 것을 중계로 봤죠. 그게 조금 아쉬우면서도 기억에 남아요. 축구 팬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포르투갈전이라던가 가나전도 기억에 정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이재성 선수의 경우 이번 시즌 마인츠와 라이프치히 리그 경기 때 현장에 있었어요. 마인츠가 첫 승이 없었던 상황에서 이재성 선수가 결승 골을 넣어 첫 승을 했죠. 그때가 상당히 기억에 남아요.


-담당 선수 출전 경기를 보실 때마다 심장이 두근두근 하시겠어요


그렇죠. 특히 선수가 태클을 당해 쓰러졌을 때 가슴이 철렁철렁해요. 그래도 이젠 웬만하면 선수가 넘어졌을 때 ‘큰 부상이구나’, ‘진짜 아파서 쓰러졌구나’, ‘저거 엄살이구나’ 하는 것들이 보일 때가 있어요. 사실 그건 축구를 오래 봤던 축구인이라면 아마 다 보일 거예요(웃음).


-에이전트로 일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일까요?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쳐서 축구 팬들이나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때 가장 행복해요. 특히 해외에서 생활하다 보면 이재성 선수, 백승호 선수를 보러 한국 축구 팬 분들이 정말 많이 찾아오세요. 선수들도 팬 서비스를 정말 당연하게 생각하고, 팬들에게 잘해드리는 모습을 볼 때 많이 뿌듯하죠. 한국에서 해외까지 '선수와 축구 하나 보려고 여기까지 오셨구나' 하면서 ‘나도 옛날에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팬 분들께 감사함을 참 많이 느낍니다.


-해외를 다니면서 힘든 순간도 많이 있을 것 같아요.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일까요?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가장 힘들죠. 선수들이 가고 싶은 팀이 있는 경우나 이적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었는데 불발되는 케이스가 대표적이에요. 축구판에서 유명한 말이 있잖아요(웃음). ‘유니폼 들고 사진 찍기 전까지 모른다.’ 그 말이 정말 딱 맞는 것 같아요.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까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거기서 엎어진다고 하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그럴 때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들어요.


-담당하고 계신 이재성, 백승호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잠재력이나 능력을 어떻게 판단하시는지, 특히 어린 선수의 경우는 어떻게 살펴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선수 출신이 아니기에 선수의 잠재력이나 능력과 같은 부분은 주변 축구 지도자 혹은 관계자, 스카우터들의 평가를 많이 듣는 편이에요. 또 어린 선수들의 경우 ‘인성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담당하는 백승호, 이재성 선수 모두 인성적인 부분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선수이기 때문에 이들의 가치관과 어린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비교해 봅니다. 특히 어린 선수의 경우에는 인성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IF기자단 3기의 말: 이명수 에이전트가 전하는 이야기는 (2편)에서 계속됩니다.


글=박진우, 원준호, 강의택


사진=박선웅, 최현수


자료 조사=문지혜, 장윤석, 최민준


현장 인터뷰=김지호, 김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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