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공사 못 찾았다" 정비사업 공사비 증액 합의 늘어

정영희 기자 2024. 4. 2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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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인상을 두고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시공사와 조합 간 잡음이 커지는 가운데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해지 결정을 번복하고 다시 합의에 나서는 조합이 늘어나고 있다.

조합은 2020년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3.3㎡당 공사비 512만원에 계약했지만 지난해 현대건설이 898만6400원으로 인상을 요구하면서 시공사 교체까지 거론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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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3구역·덕소2구역 공사비 증액 합의 중
공사 지연 시 분양가 상승 리스크 커
최근 수도권 정비사업 현장에서 다수의 시공사와 조합이 공사비로 갈등을 빚었다가 다시 봉합하는 일이 관찰되고 있다. 공사비를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기존 시공사에 반발했던 조합들도 새 시공사 찾기가 어려워지자 최대한 합의에 집중하려는 모습이다./사진=뉴스1
공사비 인상을 두고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시공사와 조합 간 잡음이 커지는 가운데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해지 결정을 번복하고 다시 합의에 나서는 조합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건설업체들의 '옥석가리기'가 이어지며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동안 계속해서 오르는 공사비와 분양가를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조합은 현대건설과 공사비 인상을 두고 갈등을 겪은 끝에 3.3㎡당 784만원으로의 합의에 성공했다. 조합은 2020년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3.3㎡당 공사비 512만원에 계약했지만 지난해 현대건설이 898만6400원으로 인상을 요구하면서 시공사 교체까지 거론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경기 남양주 덕소2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사를 교체하려다 다시 본래 시공사와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조합과 라온건설은 3.3㎡당 공사비 434만원에 가계약을 체결, 지난해 4월 529만원으로 공사비를 증액하는 계약을 맺었다. 3개월 후 라온건설은 562만원까지 올려줄 것을 요구했고 조합은 이를 반대하며 시공사 재선정에 나섰다.

올해 2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미입찰로 결국 유찰됐다. 현대 기존 시공사인 라온건설과 공사비 인상안에 대해 협의하는 한편 재선정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성남 산성구역 재개발 사업도 최종 공사비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은 지난해 2월 3.3㎡당 661만원의 공사비를 조합에 제시했지만, 조합은 공사비를 낮추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갈등 끝에 지난해 7월 조합과 시공단은 3.3㎡당 공사비 629만원에 합의했다. 오는 11월 조합 총회를 거쳐 최종 공사비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계약을 체결한 시공사와 조합의 눈치싸움은 여전한 모습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민간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563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7% 올랐다. 서울의 ㎡당 평균 분양가격은 1149만 8000원으로 상승률로 보면 약 24%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주거용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154.81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최근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오른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시공사 재선정을 위해 입찰을 진행해도 시공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증액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공사비 인상이 지속되면 새 아파트 공급물량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집값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는 공사비 인상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마련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상을 중재하는 한편 다양한 세제혜택과 금리지원을 통해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거나 청약, 매매 시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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