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개인 아닌 국민 승리…민주당의 법사위원장은 민심, 역할 하겠다”[이런정치in]

2024. 4. 2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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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공격수로 돌아온 전현희 “尹정권의 탄압에 총선 출마 결심”
“임종석 공천배제로 지역구 캠프 실망…인정 받기 위해 기다렸다”
“해바라기 들고 맞이해주신 경로당 어르신들, 꼭 다시 찾아뵙겠다”
“또 다시 국민의힘에 법사위원장 맡기면 총선 민의를 거스르는 것”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성동갑 당선인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표적감사가 저를 다시 한번 국회의원에 도전하게 만들었습니다. 탄압의 증인이자 목격자로서 사유화 된 권력기관을 바로 세우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4·10 총선 서울 중성동갑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18·20대에 이어 22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전현희 당선인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민권익위원장 자리를 마지막으로 정치권을 떠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권익위원장 임기 말 정권의 사퇴 압박에도 법률로 정해진 임기를 끝까지 지키며 정권과 싸운 것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많은 성원을 해주셨다”며 “장관급 기관장이었던 저도 이런 불의한 탄압을 받는데, 일반 국민들은 어떤 고초를 겪게 될까 하는 우려에 발걸음을 돌렸다”고 했다.

지난 19일 오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전 당선인은 자신의 당선을 “전현희 개인이 아닌 국민의 승리”로 규정했다. 그는 “중성동갑은 지난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민주당이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던 곳”이라며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으로 떠오르면서 민주당에게 쉽지 않은 선거구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구도로 선거가 흘러가면서 권익위원장 시절 정권에 맞서 끝까지 싸웠다는 점을 기억해주신 주민들이 힘을 모아주셨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현희 서울 중성동갑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당시 후보)이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을 하며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 [당선인 측 제공]

앞서 민주당 공천 국면 당시 전 당선인은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철회했다. 이후 당으로부터 연고가 없는 중성동갑 전략공천을 받았다. 중성동갑은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역구를 옮기면서 무주공산이 됐던 곳으로, 홍 원내대표 이전에 국회의원을 지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화제가 됐던 지역구다. 전 당선인에 대한 전략공천 결정으로 임 전 실장이 배제되면서 민주당 계파 갈등의 최대 뇌관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전 당선인은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연고 없는 곳에 전략공천을 받았다”며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로 인정을 받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공천에서 배제된 임 전 실장 뿐 아니라 함께 캠프를 차리고 선거를 준비하던 분들도 큰 실망감과 상실감을 느끼고 계셨다”며 “1분 1초가 급한 상황이었지만, 그분들이 마음을 추스르실 시간을 드리기 위해 일주일 간은 선거운동도 하지 않고 간절하게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제 진심을 알아주신 분들께서 저를 돕겠다며 캠프에 합류해주셨다”며 “그야말로 딱 한 달 동안 함께 선거를 준비해 기적처럼 당선이 됐다”고 말했다. 전 당선인은 52.61%(6만5204표)의 득표율로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5만8726표·47.38%)를 꺾고 승리했다.

전현희 서울 중성동갑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당시 후보)이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소재 한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당선인 측 제공]

전 당선인은 지난 20대 총선 서울 강남을 지역구에서 승리했을 때에도, 21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을 때에도 왼쪽 가슴에 해바라기를 달고 유권자들을 만났다. 이번 선거운동을 뛰면서도 늘 해바라기와 함께했다. 그는 “아무리 어려운 지역이더라도 진정성을 담아 정성을 다한다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강남에서 선거를 뛰었고, 결국 그 진심이 통했던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도 우리 국민들과 주민들을 하늘같이 섬긴다는 의미로 해바라기를 달았다”고 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일화도 해바라기와 관련이 있다. 전 당선인은 “선거운동 막판 성수동 소재 한 경로당을 찾았을 때 노란 마스크를 쓰신 어르신들께서 해바라기를 들고 저를 기다리고 계셨다”며 “꽃을 한 송이씩 차례로 주시면서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는데, 감동의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구 내 경로당을 찾을 때마다 겸손하고 낮은 마음으로 큰절을 드려왔다”며 “집값이 비싸 보수세가 강해지고 있는 성수동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께서 환영하며 맞아주시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힘들었던 당시 선거를 끝까지 뛸 수 있는 큰 힘이 됐다”며 “당선 후에 다시 오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잊지 않고 조만간 꼭 찾아뵙고 인사를 드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성동갑 당선인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전 당선인은 야권이 대승을 거둔 총선 민심을 수용해 22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까지 9번의 거부권을 사용해 전대미문의 권한 남용으로 국회를 형해화했다”며 “여당인 국민의힘은 법사위를 장악해 그동안 민주당이 낸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번번이 좌절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의 거부권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은 200석을 확보하는 것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200석을 얻지는 못했다”며 “이런 구조 하에서 법사위원장은 반드시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에게 또 다시 법사위원장을 넘겨준다면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완전히 거스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선 국회의원이 되는 전 당선인은 자신이 차기 법사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제게 역할이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 원내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선 “선거를 치러야 하는 원내대표는 동료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어떤 자리든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2대 국회 우선 입법과제는 ‘권력기관 개혁’과 ‘저출생 문제 해결’이다. 전 당선인은 “검찰과 감사원 등 사유화 된 권력기관을 개혁하고, 국민의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바로 세우는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며 “제 스스로의 출마 계기가 권력기관의 탄압이었던 만큼 개혁을 이끄는 입법에 앞장서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저출생은 대한민국의 위기를 초래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맞춤 법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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