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형욱 예보 이사 "금융사 ESG경영, 차등보험료율에 반영"

박슬기 기자 2024. 4. 23.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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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뉴노멀 경영 트랜드 ESG] 재무적 인센티브 제공 필요… 금융제도 안정성 유지, 금융소비자 보호 달성에 방점
[편집자주] 고물가·고금리·고유가 3고 시대에 금융회사의 따뜻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이 눈길을 끈다. 저출산에 팔을 걷은 금융지주는 어린이집 보육 지원에 앞장서고 시니어라운지에서 어르신들의 디지털금융 거래를 돕는다. 안내견을 육성해 장애인의 두 눈과 발의 역할을 하는 지원 사업도 눈길을 끈다. 금융권의 '상생금융' 역할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금융회사의 ESG 기획과 전략을 들어보고 직접 현장을 찾아 ESG경영 활동을 체험했다.

문형욱 예금보험공사 이사./사진=임한별(머니S)

◆기사 게재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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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형욱 예보 이사 "금융사 ESG경영, 차등보험료율에 반영"

"예금보험공사는 예금보험제도 운영기관으로서 금융회사의 ESG경영 관리 수준 등을 차등보험료율 산정에 반영하는 방안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습니다."

문형욱 예금보험공사 이사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서 진행된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금융회사의 ESG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세금 감면 또는 우대 혜택 등 재무적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기업 등이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 등에 출연 시 출연금의 10%를 법인세공제하는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4월 취임한 문형욱 이사는 1967년생으로 자본시장과 디지털 금융 전문가다. 한국예탁결제원 예탁결제본부장을 역임한 뒤 한국포스증권 경영전략본부장, 서울과기대 나노·IT·디자인융합대학원 겸임교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글로벌지식협력센터 추진단 부단장, 한국수력원자력(주) 경영개선실장, 아시아교육협회 최고재무책임자, 세한대학교 교양학부 초빙교수 등을 거쳤다.


내외부 협력으로 ESG경영 효율화 극대


문 이사는 ESG 경영 확대를 위해선 "민·관·공 부문간 협력을 촉진해 필요한 인적·물적 자산과 자원을 공유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12월 신용보증기금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예보와 신보는 ▲내부통제체계 구축과 운영, 성과 공유 ▲합동 워크숍 실시 등 임직원 교류 ▲효율적인 내부통제 수행을 위한 정보공유 등 긴밀히 협력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다.

앞서 예보는 2021년 8월 ESG위원회를 출범한 이후 지난해 1월 전담조직인 ESG경영부를 신설한 데 이어 ESG경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ESG위원회를 중심으로 ESG 이행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ESG경영부에는 총 1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1명의 부서장 아래 8명의 ESG경영기획팀, 5명의 사회공헌팀으로 조직을 구성해 ESG 활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예보는 협업체계를 강화함으로써 ESG 경영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내부 협업 측면에선 착오송금반환지원부, 내부통제실 등 ESG활동 추진과 밀접한 사업부서와 업무 현안을 주 1회 주기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아울러 외부 유관기관 협업을 통해 인력·예산 제약을 극복하고 ESG 활동 관련 인적자원 활용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수협은행과 반려해변 정화활동, 한화생명과 군장병 금융 교육, 한국자금중개와 소외동포 후원사업, 서울보증보험과 사회적경제기업 지원사업 실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하이트진로와 파트너십을 맺어 주류병 라벨에 착오송금 예방 문구를 삽입하는 등 민·관 협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예보는 본연의 책무인 금융제도 안정성 유지, 금융소비자 보호 달성을 중심으로 ESG 경영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문 이사는 "올해는 ESG경영 실행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전년에 마련한 10개의 ESG 전략과제의 세부 이행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플랫폼 기반 ESG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자발적 실천문화를 바탕으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등 실행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ESG경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SG 전략 과제에는 금융회사 기후리스크 대응(E), 금융소비자 보호 확대(S), 내부통제체계 고도화(G)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ESG 공시 규제와 제도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대내·외 ESG 관련 정보수집과 예보의 ESG 부문별 데이터 수집 자동화 등을 지원하는 IT 기반의 업무 처리 툴인 'ESG 플랫폼'구축·운영을 올해 ESG 추진 세부과제에 포함했다.
문형욱 예금보험공사 이사./사진=임한별(머니S)


상생금융에도 앞장


최근 상생금융이 금융권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예보도 차별화된 상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육군본부,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등과 업무협약을 맺어 군인,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내실있는 금융교육 실시하고 예금보험제도 교육 전용 플랫폼인 예금보험아카데미를 설립해 국내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특히 착오송금 반환 한도를 지난해 1월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하고 올해부터 신청회수 제한을 폐지해 금융계약자를 두텁게 보호하고 있다.

관리기금을 활용해 지난해 친환경 녹색기업 725개사에 저금리 자금을 지원하고 ESG채권을 2조6000억원 규모로 매입하고 1조2000억원 발행했다.

연금저축, 사고보험금,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등에 대해서도 별도 5000만원 보호한도 적용해 실질적 보호한도가 최대 2억원까지 확대되는 효과도 거뒀다.

예보는 친환경 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문 이사는 "사옥 에너지 효율 진단과 친환경차 사용 비중 증대 등 노력으로 가스, 석유류 등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해 2023년 온실가스 감축률은 41.2%로 권장 감축률(36%) 초과 달성했다"며 "작년과 마찬가지로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도록 에너지 절감 등 지속적인 노력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보는 보유 기금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외부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기금 운용의 특수성을 고려한 방법론을 자체 역량으로 개발·적용해 금융배출량을 지난해 처음으로 산정했다.

문 이사는 "예보는 보유 기금의 대부분을 국·공채 매입, 은행 예치로 운용하는데 이 중 은행예치액이 시중은행을 거쳐 민간 대출로 소요됨을 전제로 배출량을 추계했다"며 "향후 외부 검증 등을 통해 산정 방법론을 보다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형욱 예금보험공사 이사./사진=임한별(머니S)


금융시장 안정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무엇보다 예보의 ESG 경영활동에서 기대되는 점은 금융시장 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예보는 금융회사가 부실에 빠지기 전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금융안정계정' 도입 방안을 2022년 7월 발표했지만 2년 가까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문 이사는 금융안정계정 도입과 관련해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고 확산을 차단함으로써 부실 대응·정리 소요 비용을 최소화하고 금융시장·제도의 신속한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며 "또한 예금보험기금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효율적 이용을 도모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예금자보호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보는 금융안전망의 중추로서 금융환경의 변화 속에서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예금보험제도 개선 등 제도적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문 이사는 "새마을금고 부실대응 지원, 상호금융업권 예금보험제도 운영 노하우 공유 등을 통해 상호금융업권의 안정성 유지와 예금보험제도 선진화를 지원할 것"이라며 "저축은행 예수금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예금동향과 이상징후 등을 조기 탐지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성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AI(인공지능)기반 예금보험관계 표시제도 점검시스템을 구축하고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까지 확대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최적의 위기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금융소비자 보호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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