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담장 허무는 AI…'뇌졸중 예측'도 스스로 한다

대구CBS 이재기 기자 2024. 4. 2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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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혈관의 이상으로 인한 뇌졸중은 여러가지 전조증상을 보인 뒤에 발병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전조증상만 잘 발견해도 발병을 사전에 막거나 뇌졸중으로 인한 문제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전조증상을 놓쳐 사전 조치의 기회를 잃어버리면 발병으로 인한 후유증을 겪게 된다. 만약 전조증상을 빨리 확인한다면 신속히 병원으로 방문한 뒤 CT나 MRI와 같은 적절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할 수 있고 치료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환자들은 뇌출혈이나 뇌경색이 발생한 뒤에야 허겁지겁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아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안고 생존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에 착안해 뇌졸중 발병 전 환자들이 전조증상을 쉽게 잘 인지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인공지능(AI) 기반의 뇌질환 모니터링 장비가 개발돼 눈길을 끈다.

경북대 의과대학 교수와 경북대병원 일부 의료진이 참여중인 벤처기업 에이아이씨유는 뇌졸중의 전조증상을 보행분석을 통해 찝어 내는 게이트스캐너(Gait scanner)를 2023년 개발했다.

병원 방문없이 걸음걸이를 측정해 뇌질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게이트스캐너. 에이아이씨유 제공


이 회사는 "보행영상 분석을 통해 뇌졸중, 정상압수두증, 파킨슨병, 치매 등 고령층에서 주로 발견되는 퇴행성 뇌질환을 모니터링하고 진단,예측하는 키오스크 형태의 보행분석기를 완성했고, 스마트폰앱은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게이트스캐너는 식약처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한 압력식 발판 기반의 보행분석시스템(GAITRite)을 활용해 임상적 의미를 가지는 20가지 보행임상 정보를 추출하고 질환을 분석할 수 있는 장비다.

이 시스템은 5m 발판(압력센서) 위를 환자가 걸을때 환자의 발걸음에 따른 압력센서 신호를 분석하는 것처럼, 환자의 '발걸음 동영상'으로부터 압력센서 신호를 예측하고 환자의 인지기능 분석을 수행한다.

에이아이씨유 관계자가 게이트스캐너를 시연해 보고 있다. 에이아이씨유 제공


분석되는 보행정보는 보행의 속도, 보폭, 양발사이의 거리 및 너비 등 압력센서로부터 획득되는 물리적인 발걸음 신호들이며, 이를 바탕으로 환자 걸음걸이의 좌우 비대칭, 안정성 등을 알 수 있다.

뇌졸중 가족력이 있거나 뇌졸중이 의심되는 고령자는 보통의 경우 보행분석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종합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게이트스캐너를 이용하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폰이나 키오스크 앞을 5m정도 걷기만 해도 된다.

원리는 이렇다. 몇몇 병원으로부터 확보한 2284명의 1만4293개 보행분석 임상데이터를 AI가 딥러닝으로 학습하게 한 뒤 임상적으로 뇌혈관 질환과 유사한 패턴을 '환자들이 자가촬영한 보행영상'에서 가려내는 방식이다. 딥러닝은 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에이아이씨유 정성문 CTO는 "기본적인 절차는 보행을 분석하고자 하는 보행자의 위치정보와 걸음걸이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 최적의 성능을 도출한다. 즉,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을 집중적으로 바라보면서 분석하는 기능을 하게 되고, 내부 알고리즘은 동영상과 압력센서로부터 획득한 걸음걸이 정보간의 상관관계를 예측하는 형태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게이트스캐너 작동 시퀀스와 출력된 결과지다. 에이아이씨유 제공


이 회사 황은아 대표는 16일 CBS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보행은 여섯 번째 활력 징후(sixth vital sign)로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게이트스캐너는 수천명의 실제 연구대상자, 수만개의 실제 보행 동영상을 기반으로 연구개발 됐다. 이미 국제전문학술지 SCI논문 및 특허등록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게이트스캐너를 통한 측정값의 정확도는 종합병원들이 보유한 게이트라이트(GAITRite) 수준에 버금가는 정확도(최대 98.7%)로 20가지 임상적 보행정보를 추출해 낸다"며 "앞으로도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노인보건의료센터 임상 전문가와의 협력으로 원활한 연구대상자 모집이 가능해 지속적으로 성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측정값의 정확도는 기존 종합병원의 고가 의료장비와 비슷한 반면, 비용은 훨씬 경제적이다. 대형병원의 게이트라이트 촬영비용은 회당 5~7만 원인 반면 게이트스캐너는 환자가 장소 상관없이 손수 찍은 3초 보행영상을 월 구독료 1만 9900원으로 30회 분석이 가능한 수준이다.

AI기술의 발달로 곧 사라지게될 직군 가운데 의사도 포함된다는 예측이 나올 만큼 임상자료를 기반으로한 질병 진단과 치료 적용이 중요시되는 병원업계에서 AI기술의 진단 및 치료접목 사례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회사만 해도 뇌졸중과 염증성 장질환 진단장비의 개발을 이뤄내고 장비의 고도화와 진단영역의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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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이재기 기자 dlwor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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