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위험한’ 日 우익교과서

이연섭 논설위원 2024. 4.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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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섭 논설위원

일본의 역사 왜곡이 반복되고 있다. 멈출 줄 모르는 역사 왜곡은 점점 더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식민지 지배와 전쟁을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우익 성향의 교과서를 채택했다. 지난 19일 레이와서적의 중등 역사교과서 2권이 문부성의 검정을 통과해 내년부터 학교 교과서로 쓰인다. 일본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의 교육에 사용될 교과서여서 역사 인식 퇴행이 우려된다.

이번에 통과된 역사교과서는 일제강점기 군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으며 일제의 한반도 식민지배가 근대화로 이어졌다는 우익사관에 기초해 쓰여졌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황당하고, 기가 차다.

“조선반도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일본이 주도해 조선의 근대화를 진행하고자 했다”, “일본군이 조선 여성을 강제 연행했다는 사실은 없으며 그녀들은 보수를 받고 일했다”, “일본 점령이 해제되자 한국은 이승만 라인을 일방적으로 선언해 다케시마(竹島·일본 주장 독도 명칭)를 점거했다”, “역사상 조선왕조가 다케시마를 영유한 사실은 없다”.

노골적인 왜곡을 실은 레이와서적 역사교과서는 일본 시민단체 사이에서 ‘위험한 교과서’로 분류된다. 시민단체들은 전쟁과 식민지배 등 역사를 왜곡한 후쇼사 교과서가 문부성 검정을 통과한 2001년부터 ‘위험한 교과서’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 추가 검정 통과로 우익사관 역사 교과서는 4종으로 늘어났다.

한국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강제징용 문제, 식민지배에 대한 극히 비상식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거짓 기술을 포함한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역사 왜곡은 선의를 먼저 표시한 한국에 대한 무례이자 도전이다. 윤 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일본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며 손을 내밀었는데, 일본은 변한 게 없다. 일본 정부가 역사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으면 미래 평화와 동반자 관계는 깨질 수밖에 없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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