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새빛민원실 베테랑 팀장

경기일보 2024. 4.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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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전 남양주부시장
이강석 전 남양주부시장

공무원의 직업병에는 치료약이 없고 발병되면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다시 직업병이 도져서 하는 말이다. 이 병은 관공서를 찾아가 이야기하기보다는 글로 적어 주변에 알리는 것이 효율적인 치유 방법이라는 생각에 이르렀고 그 사연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남양주시에서 ‘다산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다산 선생님이 유배지 강진 다산초당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 이야기다. 이 편지를 자자손손 보존하면서 분실, 훼손 위기를 여러 번 넘긴다. 아내의 색 바랜 치마폭에 편지를 적었다고 해서 ‘하피첩’이라 불리는 편지 묶음은 총 4편으로 구성됐는데 아쉽게도 네 번째 편이 분실됐다. 그래서 남양주시에서 이 시대 어른들의 말씀으로 채워 넣는 백일장 행사를 제안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조선 태조의 건원릉,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홍유릉 등 조선왕 27분의 왕릉 미니어처를 남양주시에 만들어 초·중·고교생을 위한 역사 공부의 메카로 조성하자는 제안도 글로 올린 바 있다.

하지만 남양주시 공무원들이 이 의견을 듣지 못한 것 같다. 세월 지난 퇴직 공무원의 직업병 증세 정도로 평가받는 아쉬움도 있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지난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움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인데 현업에 바쁘다 보니 기관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기가 쉽지 않은 듯 보인다.

성공적인 사례도 있다. 수원특례시 새빛민원실 베테랑 팀장의 사례다. 팀장 5인의 직렬은 다양하지만 담당하는 일에는 구분이 없다. 공무원이 필요하고 시정이 나가야 할 곳에는 발 빠르게 달려간다. 수원시 광교호수공원을 출발해 수원비행장 인근 황구지천으로 흘러가는 원천천의 삼성연구소 인근 지점에서 발견된 물 가운데 외롭게 서 있는 고사위기의 각목버드나무를 구해 호수 주변에 이식하는 일을 ‘시정의 업무’라 생각한 것이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 버드나무가 최소 3년 이내에 수원시민 다수가 그 존재를 알게 될 것을 확신한다. 공직자가 자신에게 부여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조례와 규칙이 정한 업무를 처리함은 물론 미래의 간부 공무원으로서 더 큰 그림을 그리는 데도 힘을 써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9급 신규 공무원의 퇴직이 늘었다는 기사를 봤다. 더 좋은 공직, 기업의 좋은 자리로 옮겨가는 퇴직자가 있을 것이고 대안 없이 공직을 나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과거 선배 공무원 중 한번 들어선 공직을 평생 열정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의무인 줄 알았던 분들이 많았다. 선배들은 공무원을 안 했으면 어찌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직에 열과 성을 다했다.

이들 선배와 같은 그런 자부심과 자긍심을 이 시대 후배 공직자들에게 요구하는 것까지는 아니어도 일부는 이어받기를 바란다. 후회 없는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자랑스럽게 퇴직하는 그날을 위해서도 지금 40대 공직자라면 자신의 공직관을 다시 한번 돌아보기를 바란다. 그리하면 더 큰 공직의 발전이 이어질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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